홈페이지 1만쪽 무상제작 화제

1만쪽 분량의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데 과연 얼마의 예산과 시간이 필요할까?

네티즌들 사이에 홈페이지 제작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 벤처기업이 1만쪽 무상 홈페이지 제작에 도전하고 나서 화제다.

미국 시애틀에 기반을 둔 멀티미디어 컨설팅회사로 작년 12월 15일 서울에 독립법인을 설립한 (주)십이월십오일이 바로 화제의 주인공.

이 회사는 최근 지구촌에 거주하는 한국인이라면 개인, 기업, 단체를 막론하고 희망자 누구에게나 홈페이지를 무상으로 제작해주는 「포 유어 웹사이트!」라는 프로젝트에 착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금까지 언론사나 통신사들이 인터넷의 저변확대를 위해 홈페이지를 무상으로 제작한 적은 있으나, 중소 벤처기업이 나서 1만쪽에 이르는 홈페이지 무상제작 서비스를 실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이벤트는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평생 이용할 수 있는 전자우편 주소와 페이지 카운터는 물론 자료 업데이트를 위해 1MB 분량의 개인 디렉터리까지 무료로 제공, 네티즌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그 결과 자체 홈페이지(http://www.1215.com)를 통해 불과 1주일 만에 1천여명의 신청자가 쇄도함에 따라 이 회사는 조기에 접수를 마감하고 15일부터 본격적인 제작에 착수했다.

이번 행사에는 29명의 디자이너와 프로그래머, 기획자가 참여하며 예산은 10억원 정도가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십이월십오일은 당초 이번 행사를 1년간 1만쪽의 인터넷 문서를 제작할 때까지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예상밖의 폭발적인 호응에 힘입어 오는 10월 말까지 홈페이지 제작을 완료할 계획이다. 또 이번 행사에 참여하지 못한 네티즌들을 위해 연말께 추가 모집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가 이번 행사를 마련한 것은 인터넷 보급을 확산시키고 이를 통해 회사의 이미지를 제고시키는 한편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좋은 콘텐츠를 발굴, 인터넷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따라서 십이월십오일이 제안한 「포 유어 웹사이트!」는 설정된 플랫폼이나 템플릿에 의한 홈페이지 제작이 아닌 각 신청자의 요구에 따른 디자인을 전제로 하고 있다. 즉 이 회사가 제작하는 홈페이지는 신청자의 웹사이트 개설 목적, 기호, 데이터량 등을 고려해 디자인된 일종의 주문형 홈페이지인 셈이다.

『처음엔 무료 서비스라는 점 때문에 개인적 욕심이나 기타 불건전한 이유의 접근을 우려했으나 대부분의 신청자는 필요로 하는 이유와 목적을 분명히하고 있다』는 것이 이재훈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당초 신청자의 대부분을 대학생들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 대학생은 40%에 불과하며 일반인을 포함해 개인사업이나 전문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고르게 분포하는 등 홈페이지 제작에 대한 관심이 크게 확산돼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십이월십오일은 이러한 네티즌들의 호응에 부응, 앞으로 기초적인 HTML 제작지원은 물론 사용목적에 따른 9가지 분류를 통해 매일 업데이트가 가능한 뉴스프로그램을 비롯해 BBS, 채팅, 전자상거래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홈페이지 제작을 기다리는 네티즌들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자바를 이용해 자체 제작한 온라인 게임인 허들게임을 25일부터 무상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한편 이재훈 사장을 포함해 30세 전후의 젊은 멀티미디어 제작자 14명으로 구성된 십이월십오일은 내달초 채팅과 라이브가 동시에 서비스되는 디지털 인터넷방송인 「컬브로드Ⅱ」를 오픈할 예정이며, 다양한 콘텐츠 및 온라인게임 개발에도 주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