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보온밥솥 가격 책정놓고 고민

일부 가전업체가 전기보온밥솥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제품 가격 책정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가을 성수기를 겨냥, 전기보온밥솥 신제품 출시를 서두르고 있는 몇몇 가전업체들이 이미 출시돼 있는 타사 제품과 가격수준을 맞춰 고가로 책정할 것인지, 아니면 실제 원가에 판매관리비, 제세, 이윤 등을 포함한 정상 가격으로 정할 것인지 심각한 고민에 휩싸여 있다.

이같은 상황은 소비자가격이 30만원, 40만원대로 부풀어 있는 전기압력보온밥솥과 IH압력밥솥 등 고급제품에서 주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먼저 출시한 중소업체들이 유통업체들의 마진을 폭넓게 두고 제품가격을 책정한데다 뒤이은 가전대기업들도 고가 위주의 정책을 펼쳐 상당수 거품이 소비자가격에 포함됐기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대우전자가 곧 출시할 「진공압력보온밥솥」. 이 회사는 오는 9월 출시를 목표로 막바지 제품 다듬기를 진행하고 있는데 가장 큰 고민은 가격 책정이다. 일부 제품들은 30만원대 후반인 소비자가격과는 상관없이 할인율을 대폭 적용, 2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는데다가 타업체들이 주는 유통업자의 마진 수준을 고려한다면 소비자가격은 당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 후발주자로 시장을 뚫고 나가기 위한 대우전자의 나름대로의 선택이 어떻게 될지 주목되고 있다.

동양매직은 최근 이같은 상황을 고려, SH밥솥을 신모델로 대체하면서 아예 가격을 올렸다. 원래 19만8천원이었던 모델(RCT-183)을 내솥 등을 개선한 신모델(RCT-193D)로 바꾸면서 소비자가격을 23만5천원으로 책정했다. 동양매직측은 신기술 도입으로 품질을 보완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이보다는 고가로 흘러가고 있는 전기보온밥솥시장에서 타사보다 낮은 가격이 오히려 질낮은 이미지를 줘 판매에 도움이 안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가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현상을 두고 『수입선 다변화 해제시 일본 제품의 유입을 고려에 가전업계가 전기보온밥솥의 고급화, 고가화를 추진해왔으나 최근의 상황을 보면 자칫 시장이 혼탁해질 우려가 크다』며 『업계가 나서서 가격을 안정화해 고급, 고가 시장의 조기정착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