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회장 김준기)이 IBM과 손잡고 D램 시장에 본격 참여한다.
그간 반도체시장 조기 참여를 위해 해외제휴선을 물색해온 동부는 최근 IBM과 기술제휴 협력계약을 체결하기로 확정하고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계약체결은 시설자금이 확보되는 내달 중에 이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동부는 이를 위해 이미 지난 상반기에 반도체사업을 전담할 「동부전자」를 별도법인으로 설립하고 전문인력을 보강해 왔으며 충북 음성 장호원 인근에 30만평의 부지를 확보해 이중 5만평 부지의 기초공사는 거의 마무리한 상태다.
동부는 98년 말까지 공장을 완공하고 99년부터 본격가동에 들어갈 예정인데, 일단 생산초기 물량은 전량 IBM에 OEM공급하고 2000년부터는 점차 OEM물량을 줄이고 자체 브랜드 판매를 30% 이상으로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동부가 주력 생산할 제품은 2백56MD램으로 기존 반도체 3사의 스택방식이 아닌 초미세가공이 용이한 트렌치(TRENCH)방식으로 비메모리 제품에도 대응 가능한 기술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설자금은 3천억원의 자기자본과 산업은행이 주축이 된 「프로젝트파이낸싱」을 통해 1조6천억원을 확보하는 등 총 1천9천억원의 초기투자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동부는 반도체사업 조기가동을 위해 지난달 그룹 종합조정실장인 한신혁 사장을 동부전자 사장으로 합류시켰고 총괄 대표이사 사장에는 현대전자 시스템IC 본부장을 역임한 민위식 부사장을 임명하는 한편 약 1백50여명의 반도체 전문인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국내 반도체 일관가공라인은 반도체 3사와 아남산업, 한국전자, 대우전자 등을 포함해 7개사로 늘어나게 됐다. 특히 8인치 웨이퍼 가공라인을 갖춘 업체만도 한국전자와 대우전자를 제외한 5개사로 늘어나 국내 반도체산업 저변은 한층 넓어질 전망이다.
업계의 전문가들은 『이번 동부의 반도체시장 참여로 장비, 재료 등 반도체 주변산업의 국산화가 더욱 가속화할 여건이 마련되는 것은 물론 대만의 맹추격을 받아 현재 세계시장의 35% 정도에 머무르고 있는 D램 점유율도 한층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경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