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네트워크 세계여행 (21);초고속 WAN 기술

원거리를 데이터통신망으로 연결하는 WAN은 70년대부터 90년대 초반에 이르기까지 모뎀을 이용한 형태에서 출발해 시분할다중접속(TDM), 통계적시분할다중접속(STDM) 방식을 거쳐 X.25, 프레임릴레이까지 숨가쁘게 달려왔다.

이같은 과정은 LAN이 이더넷, 토큰링->고속이더넷, FDDI->ATM->기가비트이더넷 등으로 형태를 달리하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복잡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LAN이 대부분 한 기업이나 조직을 대상으로 한 독립적인 네트워크인 데 반해 WAN은 기간 통신망의 개념을 갖고 있어 회선구축상태 등 각종 사항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WAN이 제공하는 데이터전송속도가 LAN의 속도보다 훨씬 떨어지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WAN의 발전사 역시 LAN과 같이 데이터 전송속도의 향상 과정임에는 틀림없다. 기업이 일반전화선(PSTN)에 모뎀을 접속해 9.6kbps정도의 속도로 데이터통신을 했던 시기를 지나 최대 2Mbps급 속도를 제공하는 프레임릴레이를 구축할 수 있게 된 것 역시 발전의 과실이라는 의미다.

90년대 중반부터 WAN은 수십 Mbps급 초고속(광대역) 네트워크로 다시한번 탈바꿈하고 있다.

초고속 네트워크는 광대역 종합정보통신망(B-ISDN)을 목표로 하고 있다.

B-ISDN은 X.25, 프레임릴레이 등 네트워크 기술, 형태, 프로토콜의 한 종류가 아니라 음성, 데이터, 영상 등을 한꺼번에 송, 수신할 수 있는 네트워크서비스를 일컫는 말이다.

B-ISDN을 구축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최초의 B-ISDN 서비스를 가능케 했던 네트워크로는 스위치드멀티메가비트 데이터서비스(SMDS)를 꼽을수 있다.

SMDS는 미국 지역전화회사들이 출자해 만든 벨코어가 90년대 초 제안한 네트워크로 데이터를 53바이트의 셀로 패킷화해 교환전송하는 방식이다.

DS-1(1.544Mbps,T1급)부터 DS-3(44.736Mbps,T3급)까지의 고속서비스를 제공하는 SMDS는 주로 LAN과 LAN을 연결하는 데 사용되는 게 특징이다.

멀티캐스트, 브로드캐스팅을 지원하는 것도 장점이다.

이에 따라 SMDS는 광역네트워크(MAN)를 지원하는 네트워크방식으로 자리잡게 됐으며 CAD/CAM, 전자출판 및 엔지니어링시뮬레이션 등에 적극 도입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는 SMDS 망이 구축되지 않은 상태다.

B-ISDN의 차세대 주자는 ATM으로 동기광섬유네트워크(SONET:Synchronous Optical NETwork) 기술과 결합해 B-ISDN 서비스를 제공한다.

ATM은 일종의 셀을 전송하는 스위칭 표준이다. 이 때 셀을 통해 전송하는 데이터는 어떤 종류든 상관없다.음성, 문자, 화상 등 각종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는 얘기다.

SONET는 데이터통신의 한 종류가 아니라 각종 네트워크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종의 전송인터페이스이다.

쉽게 말하면 SONET는 전송매체인 광섬유의 구조 및 성능을 규정한 것으로 특히 51.84Mbps에서 2.488Gbps까지의 전송률을 지원하는 북미 광섬유 표준인 것이다.

SDMD와 ATM은 초고속 WAN인 B-ISDN을 가능케 하는 기술이다.

이들이 필요한 이유는 간단하다.지금까지 전화로 대표되는 음성통신과 문자를 주로 다루는 데이터통신간의 경계가 점차 무너지고 주고받는 데이터의 크기가 대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각종 미디어를 한 종류의 망을 통해 전송하는 것이 비용과 성능 측면에서 상당한 이점이 있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