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지쯔가 미국 암달을 매입키로 함에 따라 그동안 국내 중대형컴퓨터 시장에서 경쟁관계를 유지해온 한국후지쯔와 청호컴퓨터의 관계가 재정립될 전망이다.
한국후지쯔와 암달의 국내 독점공급업체인 청호컴퓨터는 사업 범위가 메인프레임이라는데서 상호 경쟁자였지만 이제 일본 후지쯔가 미국 암달을 인수함에 따라 한국후지쯔와 청호컴퓨터와 관계는 경쟁자에서 보완적 관계로 전환될 전망이다.
일본 후지쯔로서는 국내 메인프레임 시장에서 한국후지쯔와 청호컴퓨터가 경쟁하기보다는 상호 협력, 시너지 효과를 올리도록 유도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후지쯔는 제조, 통신 부문의 메인프레임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후지쯔와 금융, 공공분야에서 나름대로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청호컴퓨터가 협력하면 전산업에 걸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다 메인프레임의 꽃으로 불리는 금융시장에서 변변한 실적이 없는 한국후지쯔가 청호컴퓨터의 협조하에 IBM 호환 기종인 암달의 메인프레임을 갖고 금융시장을 공략하면 상당한 파괴력을 지닐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이 최근 지진 등 천재 지변에 대비키 위해 모든 은행들이 백업센터 구축에 적극 나서도록 독려하고 있어 금융 부문 메인프레임 수요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한국후지쯔와 청호컴퓨터의 협력은 국내 금융 부문 메인프레임 시장의 판도 변화까지 몰고올 가능성도 있다.
IBM의 메인프레임을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국내 은행들이 백업센터를 구축할 경우 고가의 IBM 메인프레임 보다 시스템 가격이 훨씬저렴한 IBM호환기종(일명 PCM)인 암달기종을 선택할 가능성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한국후지쯔 관계자는 『내달 초순경 일본 후지쯔 중역이 내한, 한국후지쯔와 청호컴퓨터와의 협력관계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