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美 온라인업체들, 인터넷 전략 수립 부심

미국의 온라인 서비스업체들이 인터넷 전략 수립을 놓고 부심하고 있다.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는 인터넷이지만 이 가능성이 돈으로 전환되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온라인업체들은 향후 사업의 중심 축을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독자적인 네트워크에 놓아야 할 것인지 혹은 인터넷에 놓아야 할 것인지를 고심하고 있고, 또 어디에 주력하는가에 따라 자신들의 앞날이 뒤바뀔 가능성이 매우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해 10월 마이크로소프트 네트워크(MSN)가 플랫폼을 기존 온라인에서 인터넷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MSN을 비롯해 컴퓨서브, 프로디지 등 대규모 업체들은 이미 인터넷 부문에 발을 깊숙히 들여놓은 상황이다.

프로디지는 『1백만명의 가입자 가운데 4분의 1이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다. 앞으로 보다 많은 고객들이 인터넷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면서 인터넷 플랫폼만을 지원할 것을 선언했다.

9백만명에 가까운 고객을 확보한 미국 최대의 업체 아메리카 온라인(AOL)은 다소 다르다. 독자적인 네트워크를 충분히 구축한 AOL로서는 그동안 온라인 사업에서 이익의 대부분을 보아왔기 때문에 기존 온라인 부문에 주력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하지만 AOL도 올 하반기에 인터넷과 온라인을 넘나 들며 자료의 검색이 가능한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내놓을 계획으로 있는 등 한편으로는 인터넷과의 벽을 허물어 가고 있다.

온라인업체들은 인터넷 플랫폼 개발 비용이 독자 플랫폼 개발 비용에 비해 저렴한 등 독자 네트워크보다는 인터넷에 주력하는 것이 더 이점이 많다고 주장한다. 독자 네트워크의 운용을 포기함으로써 온라인업체들이 절감할 수 있는 비용은 연 수백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인터넷에 사업의 대부분을 의존하는 것은 적잖은 위험이 따른다. 우선은 기존 플랫폼을 인터넷으로 수정해가야 한다. 게다가 인터넷 웹 환경은 거의 무료. 따라서 이런 인터넷으로부터 이익을 얻는 방안을 찾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만약 단기적인 이익을 위해서라면 케이블TV업체들의 예를 따르는 것도 가능하다. 케이블TV업체들처럼 인터넷 서비스는 기본 품목의 경우는 무료로 하고 온라인 서비스에 대해서는 요금을 받으라는 소리다.

장기적 이익을 생각한다면 단순한 인터넷 접속 서비스보다는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프로디지 등 일부 업체들이 단순한 인터넷 접속 서비스보다는 콘텐츠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대부분 업체들은 인터넷 콘텐츠 개발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개발에 선뜻 힘을 쏟지 못하고 있다.

아직은 과도기이지만 온라인업체들도 서비스 중심이 인터넷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인터넷시대에 맞는 전략의 수립이 중요하게 부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들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움직임은 디렉토리업체들과의 제휴를 들 수 있다. 이는 물론 양측의 이해가 맞아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서비스업체들은 디렉토리업체들과의 제휴로 인터넷 웹관련 기술을 확보할 수 있고, 디렉토리업체들은 인터넷 검색서비스와 같은 기존 서비스에다 무료 전자메일, 채팅 등의 서비스를 부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들도 이들간 협력이 업체 자신들 뿐만 아니라 인터넷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야후와 엑사이트, 라이코스 등 디렉토리업체들이 더 적극적이어서 온라인업체들을 겨냥한 디렉토리업체들의 구애의 손짓이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 인터넷과 온라인의 구별이 무의미해질 것임은 분명하다. 인터넷시대는 온라인시대와는 다르다. 온라인업체들이 인터넷시대에도 앞서있는 것은 분명하다. 온라인의 노하우가 인터넷에서도 어느 정도 통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온라인업체들이 선두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 등 부단한 자기갱신 노력이 필수적이다. 온라인업체들에게 있어서 인터넷의 보편화는 또 다른 경쟁시대를 알리는 신호가 되고 있다.

<허의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