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국가연합(CIS) 지역에 대한 국산 컬러TV의 수출이 되살아나고 있는가」
CIS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컬러TV업계가 요즘 가장 알고싶어하는 궁금증이다. 그 대답은 일단 긍정적이다. 가전3사의 TV수출 관계자들은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7월들어 CIS에 대한 컬러TV 수출이 증가해 8월말 현재 지난해 같은 기간의 수준에 육박했다고 밝혔다. 지난 2.4분기의 수출이 업체마다 전년 대비 50% 이상 감소했던 점을 고려하면 회복세가 뚜렷한 셈이다.
그 이유로 가전업계는 여름철 비수기를 지나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현지 수요가 활발해진 것을 들고 있다.
특히 업체마다 지난 봄 이후 판로를 확대하고 마케팅을 강화한 것이 올 하반기들어 성과를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가전3사는 지난 상반기에 우크라이나, 우즈베키스탄을 비롯한 CIS내 주요 국가들이 통관 규제를 강화하면서 한때 컬러TV의 수출이 전면 중단되는 어려움을 겪자 새로운 판매 거래선을 발굴하는 한편 현지 방송매체와 옥외광고를 통해 제품광고를 확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연말 성수기에 국산 컬러TV의 판매가 늘어나 적어도 지난해 판매한 물량의 수준까지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의 부진을 완전히 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렇지만 비관적인 전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것도 전혀 엉뚱한 곳에서 불거져 나오고 있는데 바로 수출 채선성의 악화다.
현재 일부 국내TV업체는 최근 CIS지역에서 저가의 물량공세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 결과 최근 CIS지역에서 판매중인 국산 컬러TV의 가격이 연초에 비해 10% 가까이 하락했다. 따라서 국내 TV업체들은 CIS에 대한 수출이 수익성이 낮아지고 수출금액도 지난해 수준인 5억달러에 미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또 지난 상반기에 국내 TV업계를 곤혹스럽게 만든 CIS지역의 통관 규제가 완화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그 규제는 더욱 강화될 전망인데 러시아는 최근 자국내에서 판매하는 제품에 대해 러시아어 표기를 의무화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 TV업체들은 현지 생산과 고부가가치 제품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현지 투자의 위험성이 여전히 남아 있으며 저가 제품이 주종인 시장상황도 당분간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가전3사의 관계자들은 『지난 상반기 처럼 TV수출이 격감하는 부진은 앞으로 없겠지만 수익성의 개선과 같은 새로운 문제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CIS의 컬러TV시장은 연간 6백만대 규모를 형성, 국산 컬러TV의 최대 수출시장으로 떠올랐는데 국내 가전3사의 시장점유율은 30%를 웃돌고 있다.
<신화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