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법으로부터 「음반제조 및 판매금지 가처분판결」을 받아 국내영업상 불이익을 안게 된 6대 메이저 음반직배사들이 공동대응에 나섰다. 이번 판결로 사업자체에 위기의식을 느낀 음반직배사 한국지사들이 원고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KOMCA)측 주장과 서울지법 판결의 부당성을 정면으로 제기하고 있는 것.
1일 6대 음반직배사 한국지사의 관계자들은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 KOMCA가 근거없는 주장을 펼쳐왔고, 이를 서울지법이 정확한 확인절차 없이 받아들임에 따라 영업에 지장을 초래함은 물론 사업자체가 어려워질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이번에 판매금지 조치된 머라이어 캐리의 경우 지난 93년 8월 발매된 후 국내에서만 1백만장 이상 판매되는 실적을 올리고 있는데, 해당 음반의 발매사인 소니뮤직에 치명적인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머라이어 캐리에 대한 저작인접권, 즉 음반복제권은 소니뮤직(50%)과 워너뮤직(50%)이 공동으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KOMCA의 제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모순을 안고 있어 저작권소재와 관련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엘튼 존의 경우에도 미국측 저작권관리대행사인 해리폭스(Harry Fox Agency)는 『KOMCA가 메커니컬로열티를 징수, 분배할 권한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확인함으로써 KOMCA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최근 해리폭스측이 『지난 94년 한국지역 음악저작권 관리대행사로서 KOMCA와 계약한 일은 있으나, 계약조항(제1조 2항)에 「해당지역내에 해당 곡을 관리하는 당사자가 따로 있을 때는 관리대행계약에서 제외한다」는 규정에 따라 엘튼 존의 음반복제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저작인접권을 직접 관리해온 폴리그램코리아에 관리권이 있다』고 확인한 것이다.
폴리그램의 윤병준 이사는 『미국 해리폭스사가 저작권자로서 한국지역 저작권관리대행을 KOMCA에 위탁했기 때문에 KOMCA에 메커니컬로열티 징수권한이 있다는 KOMCA측 주장에도 해리폭스가 미국지역 음악저작권 관리대행 단체일 뿐 저작권자일 수 없다는 오류가 있다』며 『KOMCA가 위탁받지도 않은 권한을 임의로 행사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갈등은 KOMCA와 직배사들이 1년 이상 마찰을 빚어온 메커니컬로열티(1차적 복제권료) 징수비율 논쟁의 산물이다. 아시아지역의 메커니컬로열티 징수관례로 인식되고 있는 「음반도매공급가의 5.4%」와 KOMCA의 징수기준인 「소비자가의 7%」라는 편차에 대한 갈등이 가처분소송으로 비화됐다. 결국 「외국의 저작권자들에게 얼마의 저작권료를 지불할 것이냐」를 놓고 한국지역 관리자인 KOMCA와 사용자인 음반직배사간 분쟁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워너뮤직코리아의 이병철 이사는 『KOMCA의 기준에 따를 경우 연간 약 70억원의 로열티가 외국으로 지불되는 반면 국제관례(도매가의 5.4%)를 적용할 경우에는 38억원에 불과하다』며 『KOMCA의 주장들이 국익을 손상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6대 음반직배사들은 이같은 근거를 앞세워 우선 가처분 기각을 신청할 방침이며 본안소송까지도 불사할 계획이다. 따라서 아직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하지않고 있는 KOMCA의 대응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