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전문업체 파루시아
26만원으로 시작해 12년만에 연매출 60억원으로 성장한 회사. 심심찮게 들어온 소자본 창업과는 궤를 달리한다. 그것은 단지 부업정도로만 생각하는 사업과 달리 사생결단하고 지켜온 사업장이기 때문이다.
시계 전문업체 파루시아(대표 김영기). 「이 시대를 알리는 시계」라는 뜻을 가진 이 회사의 주 아이템은 판촉 및 기념품 시계 주문제작. 비록 제돈주고 사는 시계는 아니지만 언제나 고객의 손목에서 제 역할을 다하는 제품으로 사랑받겠다는 것이 김사장의 경영철학이다.
『시계 엔지니어로 10여년 근무하다 지난 84년 26만원의 자본으로 창업했습니다. 단순조립으로 시작해서 조금씩 사업을 확장하게 된 것이 오늘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크게 욕심내지 않고 한발씩 다가서는 것이 정상에 오르는 지름길이란 생각으로 일관했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파루시아의 월 매출액은 5∼6억정도. 크게 불황도 호황도 없이 꾸준한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1천3백여종에 이르는 디자인의 시계를 만들면서 자신이 개발한 디자인만도 수백종에 이른다. 국내 굴지의 시계 메이커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수년간 해왔기 때문에 파루시아의 명성은 업계에서 이미 알려질 만큼 알려진 상태.
『OEM생산만으로는 성장의 한계를 느끼게 돼 자가상표의 제품을 만들게 됐습니다. 「파루시아」와 「콘서트」란 브랜드로 고급 예물시계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자가상표 개발에 진력할 계획입니다』
이 회사가 자가상표 제품판매에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판로문제. 방문판매와 통신판매를 겸하고 있지만 한계에 부딪히고 만다. 따라서 상설할인매장과 총판을 통해 전국에 6개의 복합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다. 아직까지 현물을 보지 않고 고급시계를 구입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또 이 회사가 자가상표 제품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걸어다니는 홍보물」로서 최대의 효과를 발휘한다는 생각에서이다. 수시로 보는 손목시계를 통해 자사 이미지를 극대화해 파루시아의 위상을 높인다는 전략이기도 하다.
『OEM이든 자가상표 생산이든 판로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즉 탄탄한 유통체제는 매출과 직결될 뿐 아니라 간접적인 홍보의 기능도 수행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판촉물유통업체의 부도로 16억원의 채권을 잃고마는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전 직원이 일심단결해 피해를 복구하고 다시 정상가동케하는 저력을 보여 주위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이같은 사실은 21명의 종업원중 4명이 장애인이란 사실과 전세지만 조그만 기숙사를 마련해 직원의 복지를 생각하는 이 회사의 경영에서도 알 수 있다.
<이경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