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수출이 하반기 들어서도 계속 내리막 길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컬러TV 및 VCR 등 주력 제품군의 수출감소가 두드러져 올해 안으로 수출회복은 기대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3일 한국전자산업진흥회(회장 구자학)에 따르면 7월중 가전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8.8% 감소한 5억1천1백만달러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상반기의 16억4천5백만달러, 22.5% 감소에 비해 다소 회복된 것이나 수출 주력제품인 컬러TV와 VCR 등이 여전히 감소세를 나타내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 계절적 요인에 의한 증가세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따라 7월말 현재 가전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4.7% 감소한 39억8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출부진이 두드러진 품목은 컬러TV와 VCR, 음향기기 등으로 이 가운데 VCR의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42.5%나 감소했으며 컬러TV와 음향기기는 각각 30.5%와 8.7%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특히 컬러TV의 수출이 크게 감소하고 있는 것은 지난해 신규시장으로 부상한 러시아지역에서 일본 제품에 밀려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며 VCR은 세계적으로 시장포화 상태를 보이고 있는데다 업체들이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한 데 따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반면 세탁기와 냉장고, 에어컨의 수출은 호조를 보여 각각 20.6%, 14.1%, 12.1%의 증가율을 보였으나 전체 가전수출 가운데 이들 품목의 수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 수출 감소세를 반전시키지는 못했다.
진흥회 이진기 가전산업과장은 『전반적으로 가전수출이 부진한 것은 컬러TV의 대 러시아 수출이 활로를 못찾고 있는데다 VCR을 대체할 제품개발이 늦어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밝히고 『컬러TV의 경우 하반기 들어 다소 회복될 전망이지만 수출 감소세를 뒤집기는 역부족인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 가전수출 목표인 전년대비 5% 성장한 80억달러의 달성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가전제품의 수출부진 속에서도 수입가전의 규모는 확대, 7월말 현재 10억2백만달러, 전년동기대비 7.7% 의 증가를 기록했다.
<김성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