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 로터스와 함께 통합스위트(일명 오피스)분야 빅3인 코렐이 자바언어 기반의 「코렐오피스 포 자바」 개발을 포기함으로써 그동안 팽팽하게 유지돼온 윈도 대 자바의 세력균형에 적지 않은 균열이 생길 전망이다. 이와 함께 자바 기반 제품개발에 큰 관심을 보여온 국내 SW업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코렐이 미국과 캐나다를 포함한 영어권 오피스 SW시장의 20%를 점유해온 윈도용 「코렐오피스」를 자바언어로 이식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지난해 말. 이어 코렐은 최근 코렐오피스 포 자바의 첫번째 시험판(베타1)까지 공개하고 올 연말 정식제품을 출하할 계획이었다.
코렐이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은 기업시장에서 독주하는 「MS오피스」에 제동을 걸겠다는 야심찬 목표에서 비롯됐다. 특정 컴퓨터나 운용체계(OS)를 가리지 않으며 네트워크컴퓨팅 환경에 적합한 자바언어 기반의 코렐오피스 포 자바라면 윈도에서만 작동되는 MS오피스를 충분히 제압할 수 있겠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지난 8월 말 미국 「새너제이 머큐리뉴스」지는 코렐의 이 야심찬 계획이 폐기됐다고 보도, 업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 특종기사를 C넷, 인포월드 등 각종매체가 받아 씀으로써 코렐의 이번 결정 배경에 이목이 집중됐다. 이에 대해 코렐은 내부자료를 통해 보도기사가 지나치게 선정적이며 정확하지 못하다고 반박하는 한편 자바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정작 코렐오피스 포 자바 계획의 폐기 자체를 부정하지는 못했다.
시장분석가들은 『코렐이 MS오피스의 독주에 제동을 걸고 자사 시장점유율을 제고하려 했지만 기업시장에서의 자바수요가 만족할 만한 수준에 오르지 못하자 코렐오피스 포 자바를 폐기한 것 같다』는 분석을 내리고 있다.
이같은 소식은 경쟁사인 MS측의 역홍보 자료로 즉각 활용됐는데 각국 현지법인에 내려보낸 홍보지침에서 MS는 이번 코렐의 결정에 대해 『고객들은 프로그램 자체가 어떤 언어로 개발됐는지 알려고 하지 않는다는 사실과 역시 환경에 따라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범용 프로그램(즉 윈도)이 최고의 SW라는 점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코렐의 코플랜드 회장은 새너제이 머큐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업시장에서 자바기술이 윈도 아성에 정면 대응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2년 정도의 발전 기간이 더 소요될 것이며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한 대안 제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실토하기도 했다. 코렐은 이같은 대안 제품은 이를테면 「모든 컴퓨터환경에서 작동할 수 있는 윈도용 오피스 같은 것」이라며 실제 「리마젠」이라는 제품을 개발중이라고 밝혔다.
리마젠은 자바 클라이언트와 윈도NT서버체제로 돼 있어 자바 효과와 강력한 32비트 윈도 애플리케이션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윈도NT용 「코렐오피스」.
이번 코렐의 코렐오피스 포 자바 프로젝트의 폐기가 시실이라면 올 초 네트워크컴퓨터 개념의 부상과 함께 국내에서 큰 붐을 일으킨 자바 기반 SW 개발 움직임에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국내에는 현재 약 40∼50개 SW회사가 자바관련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지난 5월 코렐과 1천만달러 어치의 컴포넌트 SW 수출계약을 체결한 바 있는 한글과컴퓨터 측은 코렐오피스 포 자바 폐기에 따른 일부 계약상의 변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시 계약 내용을 보면 한글과컴퓨터는 98년 코렐이 발표할 통합워드프로세서 「워드퍼펙트 스위트 인터내셔널」에 통합될 「틀마름이」(서식편집기), 전자우편서버 등을 라이선스 형태로 공급한다는 것과 코렐오피스 포 자바의 극동버전(한글, 일본어, 중국어) 개발 및 지역공급권 확보 등 두가지였다.
이 가운데 코렐오피스 포 자바는 리마젠으로 대체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