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애플컴퓨터가 세계 최대의 매킨토시(맥) 호환기 생산업체인 파워컴퓨팅사를 전격 인수함에 따라 국내 매킨토시시장에도 큰 여파를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맥시장은 지난 10년동안 엘렉스컴퓨터가 애플과 총판계약으로 맥을 독점적으로 공급해왔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공해운, LG상사 등이 맥호환기를 들여와 사업을 시작하면서 올해 맥시장에도 커다란 변화를 예고해 왔다.
그러나 이번 애플의 파워컴퓨팅 인수는 애플의 맥호환기업체들에 대한 강력한 공세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모토로라, 유맥스 등 맥호환기생산업체들의 입지가 크게 약화될 것으로 예상돼 이들 업체로부터 제품을 공급받아 국내에 판매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로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게 업계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번 애플의 파워컴퓨팅을 인수한 배경에 대해 엘렉스의 한 관계자는 『애플의 창업멤버인 스티브 잡스가 복귀하면서 애플의 맥호환기업체들에 대한 대응책이 강공으로 선회했다』며 『이같은 전략변화는 맥호환기업체들이 맥시장을 키우기 보다는 맥시장 자체를 잠식하고 있는데 대한 불만에서 비롯됐으며 애플 전체 매출의 50%에 달할 정도로 호환기업체중 최대규모인 파워컴퓨팅을 인수함으로써 이같은 전략을 더욱 강력하게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애플의 맥호환업체들에 대한 전략은 고가기종은 애플, 저가기종은 호환업체들이 담당해 맥시장을 키워나간다는 것이었으나 호환업체들이 저가에서부터 고가에 이르기까지 전제품을 생산, 애플의 영역으로 생각해왔던 상위기종에서 까지 애플의 기반을 잠식, 심각한 위협을 느껴왔다는 것.
애플은 파워컴퓨팅 인수 이전에도 새로운 운영체계인 「맥OS 8」의 로열티를 파격적으로 인상, 맥호환기생산업체들을 압박해왔으며 이로인해 맥호환기업체들과의 갈등이 증폭되기도 했다. 「맥OS 8」에 대한 로열티 인상은 가격이 최대 무기인 호환기생산업체들에게는 그야말로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앞으로 애플의 호환업체들에 대한 공세가 계속될 경우 맥호환기생산업체들의 입지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맥호환기시장 자체를 크게 위축시킬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따라서 이제 막 열리기 시작한 국내 맥호환기시장은 채 꽃이 피기전에 사그러들지도 모르는 심각한 상황을 맞게 된 셈이다. 당장 파워컴퓨팅으로부터 제품을 공급받아온 LG상사의 경우 앞으로 맥호환기사업을 계속해야 할지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할 수 밖에 없으며 모토로라로 부터 제품을 공급받아온 유공해운으로서도 호환기의 강점인 가격적인 메릿을 상실할 경우 사업확대에 커다란 어려움을 겪을 것이 불가피할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그러나 이에대해 유공해운측에서는 『애플과 모토로라와의 관계는 모토로라가 반도체 등 부품을 제공하고 애플로부터 맥 관련 소프트웨어 등을 제공받는 상호보완적이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애플이 강공책을 펴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맥OS 문제도 맥 OS공급권을 갖고 있는 애플 클라리스와 공급계약이 체결된 상태이기 때문에 영향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국내 맥시장이 경쟁체제로 진입하면서 엘렉스와 호환업체간 치열한 신경전이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진 이번 애플의 파워컴퓨팅 인수는 국내 맥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몰고올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컴퓨업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
<양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