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아이디어는 있지만 제반 창업여건이 취약해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예비창업자를 일정기간 입주시켜 기술개발에 필요한 각종 기술 및 경영, 자금지원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갖춰 나가려는 창업보육센터가 정부의 강력한 드라이브정책에 힘입어 지방자치단체들에 의해 속속 설립되고 있다.
지난 95년 지방자체단체 중 가장 먼저 문을 연 서울창업보육센터(SBI)는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서울창업보육센터는 서울시에서 설립하고 서울대에서 운영하는 기술집약형 창업 중소기업 종합 지원기관으로 산학관이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성공적인 창업보육 모델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창업보육센터는 산업지원센터로 확대 개편하고 입주기업도 대폭 늘려 이곳을 국내 창업성공의 보고로 육성할 계획이다.
서울창업보육센터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범희 소장(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을 만나 보육센터 운영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먼저 서울창업보육센터의 현황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요.
▲지난 95년 강서구 등촌동에 2천4백여평 규모의 보육센터 건물을 건립한 서울시와 보육센터 운영을 담당할 서울대간의 창업보육센터 위탁운영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에 개원했습니다.
현재 보육센터에 입주한 기업은 23개로 이 중 18개 기업이 성공적인 기술자립 기반을 갖춰 오는 10월에 졸업할 예정입니다.
시설규모는 국내 최고 수준으로 업체당 13∼33평까지 임대사무실을 갖고 있으며 부대시설도 공작기계실과 계측기기실 등 공동 작업장을 비롯, 자료실, 상담실, 세미나실 등을 갖추고 입주업체들이 아무런 불편없이 마음껏 기술개발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시설은 지방자체단체가 마련하고 운영은 전문기관에서 맡는 보육센터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아주 이상적인 모델입니다. 지방자치단체는 시설투자 여력은 갖고 있지만 기술지도 등 전문성이 부족하고 전문기관은 기술력을 보유한 반면 투자여력이 없어 이들 기관이 함께 추진하는 것이 기술집약형 창업기업으로 육성하는 데 가장 바람직한 협동모델로 보입니다.
이번에 졸업할 예정인 기업들은 대외경쟁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기업으로 서울시의 재정지원과 서울대의 기술자문, 기업의 노력이 하나로 이어져 가능해진 것입니다.
-입주업체에 기술자문 등 다양한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는데요.
▲입주업체를 위해 23명의 파견인력과 자체인력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에 지원하는 사업은 크게 재정지원과 기술지원, 기업 전담요원제도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서울시는 입주기업에 매년 5천만∼1억원까지 재정지원을 해주고 있으며 중소기업청 등에서 지원되는 자금도 보육센터 등에서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서울대 박사과정 수료생을 기업전담 연구원으로 활용, 기업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입주기업들의 재정 및 세무 등 기술 이외의 경영문제 해결을 위해 중소기업 지원기관과의 긴밀한 협조체제 구축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입주기업들은 기술력 하나만 가지고 들어온 기업으로, 기업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각종 제반 사항을 몰라 어려움을 겪어 왔습니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하나씩 풀어나가고 있는데 각종 특허관련 사항의 자문 및 비용경감을 위해 특허법률사무소(한빛엔지니어링)와 협약을 체결했으며 기술담보를 위해 기술신용보증기금과도 계약을 맺었습니다.
또 세무 및 회계업무를 위해 삼원합동공인회계사와 회계 및 경영지도 경감 지원계약을 체결했고 제품 디자인을 위해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과도 협조체제를 구축했습니다.
-입주조건은 어떻습니까.
▲입주 대상기업은 신기술 보유자나 기술집약형 창업희망자, 시제품 제작을 통한 기업화 희망자로서 창업을 준비중이거나 창업일로부터 1년이 지나지 않은 기업으로, 대상업종은 사무 및 회계용 기계제조업과 영상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 의료, 정밀, 광학기기 및 시계 제조업, 정보처리 및 기타 컴퓨터 운용 관련업 등입니다.
입주조건은 6개월 이상 3년 미만이고 임대료는 30평 미만일 경우 2백만원, 30평 이상일 경우는 3백만원이며 관리비는 평당 1만원 수준입니다. 입주신청서는 연중 수시로 접수하며 입주절차는 3차례에 걸친 기술 및 운영심사를 거쳐 최종 확정됩니다.
-서울산업지원센터로 확대 운영할 계획을 갖고 계시는데.
▲창업보육센터에서 산업지원센터로 확대 개편하고 입주 대상기업도 서울소재 중소기업으로 범위를 넓힐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시설도 현재의 부지에 1천6백평 규모의 건물을 신축, 추가로 50여개의 기업을 입주시킬 예정입니다. 내년 초 착공에 들어가 99년부터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이곳에는 사무실 외에 산업정보처리실과 전기전자 조립라인, 창업투자 상담실 등을 만들 생각입니다.
이번 확대 개편으로 지원센터의 기능을 보다 구체화, 전문화하게 되는데 기술집약형 창업보육센터기능과 총괄적 정보지원센터기능, 제도적 중소기업 지원기능, 산업발전의 핵심 연구센터기능, 우수 이공계 대학 연구원과의 연계 및 활용기능을 갖추고 명실상부한 창업보육기능을 완벽하게 실현하는 기관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양봉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