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S단말기 후발업체 사업 진로 "딜레마"

개인휴대통신(PCS) 상용서비스가 임박하면서 한창, 코오롱, 유양정보통신, 스탠더드텔레콤 등 PCS 단말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신규업체들이 사업 진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삼성, LG정보통신 등 4사만의 잔치판인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이동전화 시장과는 달리 PCS 단말기 시장에 신규 진입이 가능해지면서 현재까지 4, 5개 업체가 이르는 업체들이 시장쟁탈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돼 뒤늦게 참여하는 이들의 입장에서는 과열경쟁으로 치닫게 될 경우 사업성을 담보할 수 없어 고민이다.

특히 PCS 상용서비스 개시 초기부터 초래되고 있는 단말기 구득난의 몫은 이미 CDMA 공급 선발업체들에게 돌아간 데다 이들 업체가 제품을 본격적으로 공급할 내년 상반기에는 자칫 공급과잉으로 돌아설 우려마져 배제하지 못해 고심을 더하고 있다.

그렇다고 황금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PCS 단말기 시장진출 계획을 하루 아침에 원래 위치로 되돌리자니 그간 들여온 공이 아까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사업돌파구를 찾기 위한 묘안창출에 부심하고 있다.

현재 PCS 단말기 사업에 참여가 가능한 업체는 삼성전자, LG정보, 현대전자, 맥슨전자 등 CDMA 4사 외에 팬택, 엠아이텔, 해태전자가 이미 퀄컴사와 기술도입에 따른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으며 한화정보통신의 참여도 거의 확실시되고 있는 상태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들 후발업체가 고민을 더해주고 있는 것은 최소 3백만달러에서 최고 5백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고액의 로열티를 지불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과연 사업성이 있느냐는 것이다.

현재 이들 업체가 구상하고 있는 대안은 △위험부담에도 불구하고 다른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퀄컴사와 직접 라이선스 계약을 맺는 방안과 △사업을 희망하는 기업체들끼리 공동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단말기사업에 참여하는 방안 △단순히 단말기를 생산만 해주는 하청생산 등 3종류.

하지만 이같은 해결방안도 이들 업체가 안고 있는 속앓이를 속시원하게 풀어주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적접생산은 위험부담이 너무 큰 데다 이들 업체가 이 분야 사업에 처음으로 진출한다는 점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돼 사업참여를 머뭇거리고 있다.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으로 사업참여를 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으나 역시 어려움이 많다. 무엇보다도 CDMA기술과 관련돼 무소불위의 칼자루를 휘두르고 있는 퀄컴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퀄컴으로서는 가만히 않아 있어도 이들이 제발로 찾아와 기술계약을 하자고 할 판에 공동으로 기술도입 계약을 할 경우 로열티가 그만큼 줄어들게돼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세원텔레콤, 유양정보통신, 핵심텔레텍, 스탠더드텔레콤, 텔슨전자 등 중소 통신기기 5사들은 「시너텍정보통신(가칭)」을 만들어 PCS 단말기 사업에 공동으로 진출키로 하고 그간 물밑접촉을 추진해 왔으나 컬컴측의 이해관계로 사업추진이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초 예상과는 달리 이들 5사가운데 일부 업체들은 아지까지도 컨소시엄 참여를 최종 확정치 못한 채 컬컴사와의 최종 결과만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PCS서비스 사업자들을 통한 하청생산도 하나의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현재 대부분 단말기 생산라인을 직접 갖고 있거나 CDMA제품 공급을 해온 업체들이다. 따라서 PCS 3사가운데 통신기기 생산 계열사를 확보하고 있지 않는 한국통신프리텔, 한솔PCS 등이 컬컴과 라이선스를 맺는다면 하청생산을 할 수 있는 처지다.

특히 이 방안은 사업참여에 따른 위험요소를 줄이고 안정적으로 단말기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정도 현실성 있는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단말기 시장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이 방법도 이들 업체들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게다가 PCS서비스사업자들이 당장 「발등의 불」인 단말기 구득난에 더 신경 쓰다보니 전체적으로 작업 추진이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

결국 이들 업체들은 대, 내외적으로 얽힌 시장상황에도 불구하고 어떤 식으로던 사업 참여를 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나름대로 방안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김위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