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위성방송용 디지털 세트톱박스의 내수 시판가격이 최근 큰폭으로 인하되고 있다.
지난해 초 1백만원대에 달했던 디지털 세트톱박스 가격은 최근 △신규 전문업체들이 이 시장에 잇따라 가세하고 △EBS 위성교육방송의 개시에 따른 수요증대가 맞물리면서 최대 40%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현대전자, 아남전자, 대륭정밀 등 디지털 세트톱박스 제조업체들은 지난해 7월 무궁화위성을 이용한 KBS위성 1, 2TV 개국 당시만 해도 안테나를 포함해 1백만원대에 제품을 시판했으나 최근에는 건인, 우영테크 등 전문업체들과 최대 수출업체인 현대전자의 시장참여로 일부 제품가격이 설치비를 제외하고 60만원을 밑도는 가격에서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디지털 세트톱박스의 가격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제품이 설치비를 제외하고 70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현대전자의 제품이 자체 유통망 및 위성시설 설비업체를 중심으로 65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후발주자로 시장에 참여한 전문업체인 건인과 우영테크의 제품은 60만원 안팎에서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상태다.
이같은 디지털 세트톱박스 소비자가격은 5백여대 이상 구매하는 경쟁입찰에서는 더욱 떨어져, 지난 7월 일선 학교의 세트톱박스 공동구매시에는 40만원을 밑도는 선에서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디지털 세트톱박스의 가격은 향후 대량생산체제의 구축을 유도할 수 있는 대형 수요가 발생하지 않는 한 더이상 떨어지기 힘들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디지털 세트톱박스용 부품의 80%에 상당하는 핵심부품이 전량 수입되는 실정이어서 이의 국산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가격인하폭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또한 정부가 디지털 세트톱박스에 부과되는 출고가 대비 19.5%의 특별소비세를 인하 또는 폐지하겠다는 당초 약속과 달리 이를 지키지 않고 있는 상태여서 더이상의 제품가 인하는 힘들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의견이다.
<조시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