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가을철 컴퓨터 성수기가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매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컴퓨터가 신세대 예비부부들에게 혼수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이달부터 가을 혼수특수와 추석연휴 등 컴퓨터 유통시장의 가을철 성수기가 시작됐으나 유통업체별로 PC 및 주변기기 판매실적은 예년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세진컴퓨터랜드는 한해 동안 가장 적은 매출액을 보이는 컴퓨터 비수기인 지난 7, 8월에 각각 6백억원과 5백억원대의 매출실적을 올렸는데 컴퓨터 매기가 서서히 되살아나는 9월 들어서도 판매실적은 좀처럼 늘어나지 않고 있다.
세진컴퓨터랜드는 추석이 낀 본격적인 성수기인 9월에 5백억원 매출액을 목표로 정하고 대대적인 판촉행사를 준비하고 있으나 시장침체가 지속되고 있어 5백억원의 매출실적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서울전자유통이 운영하고 있는 컴퓨터양판점인 컴퓨터21도 지난 8월 한달간의 매출액을 7월과 비교해보면 2.98% 증가한 수준으로, 지난달 22일부터 시작된 가을철 정기 세일기간에 매출을 대폭 늘리기 위해 삼성, 삼보, 현대, 뉴텍 등의 브랜드PC를 대거 도입해 파격가 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기대만큼의 성과를 올리지 못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초 용산 대형 유통업체의 연쇄부도와 여름 매출부진으로 몸살을 겪었던 조립PC시장 역시 PC메이커의 계속적인 가격인하 및 세일행사로 가을철 특수마저 놓칠 위기에 처해 있다.
올 여름 지난해 같은 기간의 50~60% 수준이라는 저조한 매출을 올렸던 조립PC 업체들은 가을철 특수를 앞두고도 사용자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할 만한 특별한 이슈가 없어 여름철과 다름없는 저조한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서울정보통신의 한상록 사장은 『조립PC업체들이 최근 펜티엄MMX, 펜티엄Ⅱ,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 등을 장착한 값싸고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매기가 신통치 않다』며 『그나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노트북PC, 잉크젯프린터, 그래픽카드 등 주변기기의 판매로 적자는 겨우 면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신영복·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