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현장을 찾아] 야미미디어

야미미디어는 우리 문화유산을 디지털화해 일반인들에게 알리고 있는 독특한 업체다.

미국, 일본 중심의 사대주의 문화로 점점 퇴색돼 가고 있는 민족문화를 체계적으로 데이터베이스화해 CD롬 타이틀, 인터넷 등에 담아 일반인들이 쉽고 재미있게 보고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이 업체의 가장 큰 설립목적이다.

지난달 서울의 상징적 문화유산인 경복궁의 역사와 가상 복원된 모습을 담은 CD롬 타이틀 「조선의 정궁 경복궁」을 제작했던 야미미이어는 앞으로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등 한국의 전통 건축물과 사찰, 음식, 춤, 가락, 민속놀이 등을 각종 멀티미디어에 담아 민족문화 보급에 앞장설 예정이다. 민간업체로서는 무모하다고 할 정도로 이 회사가 민족문화 분야에 높은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조기철 사장(33)이 SBS방송아카데미의 수강생으로 있던 지난해 졸업작품으로 경복궁 소개를 기획하면서부터다.

『처음에는 도서관 몇 군데만 돌면 쉽게 자료를 구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경복궁을 소개하는 자료가 워낙 산재해 있어 접근이 힘들었고 소개내용도 어려워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이 기회에 졸업작품이 아니라 제품을 상품화해서 일반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부터 조 사장은 민족문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갖게 됐고 SBS방송아카데미의 동료 수강생들을 모아 창업을 준비했다.

조 사장은 동료 수강생중 기획, 그래픽, 프로그래밍, 영업 등을 각각 담당할 수 있는 6명의 젊은 인재들을 모아 지난 2월 창업했다. 종업원 대부분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다.

그러나 이들의 면모를 살펴보면 웬만한 타이틀업체의 개발인력을 능가한다. 조 사장은 부산 인제대 의대를 중퇴, 이 분야와는 전혀 상관없지만 4년여간 부산과 서울 등지에서 컴퓨터 유통사업을 경험했으며 나머지 6명도 대학에서 공예미술, 시각디자인, 서양학, 전기공학, 신문방송학 등을 전공하는 등 멀티미디어 관련 전문지식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지은 회사명도 독특하다. 시각과 청각효과를 높이면서 여기에 미각을 가미한 맛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들겠다는 의도로 회사명을 야미(Yammy)미디어로 지었다. Yammy는 「입맛 당기는」의 뜻을 지닌 영어단어 「Yummy」에 우리말 「얌냠」을 복합한 단어다. 문화재를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기 때문에 회사명도 이에 걸맞게 만든 것이다.

조 사장은 『앞으로 문화유산의 디지털화를 위해 관련자료와 정보를 지속적으로 모을 예정이며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 등 새로운 매체에 대해서도 연구할 예정』이라며 『문화사업을 전개하면서 자료수집에 큰 애로를 겪고 있어 관련기관과 단체 등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홍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