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통신 노래방 국내서도 성공할까

「우리나라에도 모뎀 등으로 노래반주 데이터를 전송하는 통신 노래방이 성공할 수 있을까.」

몇년째 노래방산업이 정체상태에 빠지면서 반주기업계 및 노래방업소들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자 신규 아이템을 발굴해 노래반주기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일부 업체들이 통신 노래방사업 진출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통신 노래방이란 현재 일본에서 성업중인 노래방의 한 형태로, 모뎀이나 종합정보통신망(ISDN) 등으로 노래반주용 데이터를 전송받아 이를 업소에서 재생해 노래를 하는 곳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노래방은 각 방마다 노래반주시스템이 독립적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노래반주기에 앰프, 스피커, 영상출력기기, 모니터, 마이크 등을 연결해야 소비자들이 노래를 할 수 있다. 이같은 형태의 노래방 시스템에서는 노래반주용 데이터를 저장한 노래반주기가 핵심 기기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어떤 회사제품이 가장 많은 노래반주용 데이터를 저장하고 있는지, 어떤 회사가 신곡 공급을 가장 빨리 하는지가 사업 성공의 열쇠가 된다.

반면 일본에서 성업중인 통신 노래방은 각종 노래반주용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노래반주기 업체의 주 컴퓨터를 노래방 업소의 노래반주시스템과 모뎀이나 ISDN으로 연결한 뒤 소비자들이 노래를 선곡하면 노래반주 데이터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형태로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어떤 회사가 신곡 데이터를 많이 확보하고 있는지뿐 아니라 어떤 시스템이 빠른 시간내에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지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소리샘텔레콤과 한양유신정기 등이 이같은 통신 노래방 사업에 진출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소리샘텔레콤의 경우 이달 초 일본 파이어니어사와 DVD 및 통신 노래방 관련기술 협력을 체결했으며 내년 상반기에는 DVD를 응용한 노래반주기를, 내년 하반기 이후엔 통신 노래방 관련제품을 개발한다는 방침아래 관련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일본으로 통신 노래방용 반주기를 수출하고 있는 한양유신정기는 일본 수출모델을 개량해 통신 노래방 사업에 뛰어든다는 계획은 있으나 최근의 불경기로 사업착수 시점을 놓고 고민중이다.

이 업체들이 공통으로 고민하고 있는 것은 사업 성공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통신망 구비문제다. 우리나라는 일본처럼 ISDN이 많이 설치되지 않았을 뿐더러 전화선을 이용한 모뎀으로 데이터를 전송한다고 하더라도 불안정한 전화선로 때문에 데이터 전송이 중단될 경우 사업에 위험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사업 착수 시점을 내년도 하반기 이후로 잡고 있는 것도 우리나라의 기간통신망이 안정적으로 설치되는 시기가 내년 하반기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와 함께 통신 노래방사업에 성공하기 위해선 기본적인 시스템 설치 외에도 전국의 노래방들과 체인 계약을 맺거나 직영 노래방을 운영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소리샘텔레콤은 통신 노래방 사업의 하나로 직영점이나 체인점 운영에 대한 사업도 검토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신 노래방은 신곡을 반주기 대리점 직원이 돌아다니며 직접 공급해주는 현재보다 빠르기 때문에 노래방 업소의 경쟁력을 강화시켜줄 수 있지만 통신 노래방사업이 성공하려면 노래반주 데이터 전송에 사고가 없이 전송돼야 하는데 국내 현실에 비추어 볼때 당장은 어렵지 않겠냐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라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