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요 전자, 정보통신업체들은 21세기 무한경쟁시대를 대비한 대응전략을 다각도로 강구하고 있다.
국내 주요 전자, 정보통신업체들의 매출액대비 연구개발(R&D) 투자율은 지난해 말 현재 평균 6.2%(국내 제조업 평균치 2.96%)였으나 오는 2001년에는 이를 선진국 수준인 9.6%까지 대폭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 전자, 정보통신업체들의 절반이 넘는 55.2%가 오는 2001년까지의 장기 설비투자계획을 이미 마련해 놓고 있으며 21.9%는 기업인수합병(M&A)으로 사업다각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관련기업의 성장도 가속화, 매출은 오는 2001년까지 향후 5년 동안 2.66배 늘어나고 수출은 2.3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전자, 정보통신업체들은 국가 기술개발전략의 미흡, 행정규제의 계속, 기술개발자금 부족, 고급기술인력의 부족, 시장개방에 따른 외국업체들의 활발한 국내진출과 기술종속화, 핵심 및 기초기술의 부족, 산업공동화, 국내업체간 과당경쟁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는 것으로 지적했다.
이같은 사실은 본지가 창간 15주년을 맞아 최근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서울리서치를 통해 국내 주요 전자, 정보통신 관련업체 2백1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01년 전자, 정보통신 산업의 비전과 전망에 관한 설문조사」를 통해 밝혀진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2001년을 전후해 각광받게 될 전자, 정보통신관련 신제품으로 멀티미디어, PCS, 화상, 음성 무선통신, HDTV, DVD, 인터넷, 통합배선시스템(PDS), PDA 등을 지적, 이들 분야의 기술개발과 시장경쟁이 활발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2001년을 전후해 실용화할 유망기술은 위성통신 및 방송, 동화상,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인터넷, 반도체, 디지털 영상, 초고속통신, 평판 디스플레이, 종합정보시스템 등의 분야에서 집중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최근 2∼3년 동안 국내 정보통신업계에서 각광받기 시작한 멀티미디어, 인터넷, PCS 등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자, 정보통신 업체들은 이번 조사에서 「2001년 대두될 핵심 현안과제를 무엇으로 전망하느냐」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기술개발(56.9%, 중복응답)과 함께 해외시장 개척(42.6%)을 지적, 관심을 끌었다.
이같은 응답비율은 표준화를 위한 주도권 다툼 등 기술개발 원칙(12%), 정보고속도로의 확충 등 정부지원 정책(11.5%), 시설, 장비의 국산화 등 산업 및 경영환경(10%) 등에 비해 각각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전세계 시장이 하나로 통합되는 21세기에는 국내시장만 겨냥해서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고 해외시장 개척이 필연적이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자금난, 인력난 등 최근의 여러가지 어려운 경영여건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요 전자, 정보통신 업체들이 첨단 기술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나 설비투자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이번 조사결과는 최근 국내경기가 업종에 관계없이 최악의 상황으로까지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상반된 것이어서 앞으로 큰 관심을 끌 전망이다.
<서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