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고급 전문 일간지 「전자신문」이 창간 15주년을 맞았다.
전자신문은 지난 1982년 창간 이래 15년 동안 전자, 정보통신산업을 발전시키고 정보사회를 바르게 선도하는 전문 정론지로서, 세계의 변화와 흐름을 자세하게 알려주는 안내자로서 소임을 다했다고 자부한다.
앞으로 더욱 분발하여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수행할 것을 다짐한다. 아울러 전자신문의 오늘이 있기까지 한결같이 채찍과 격려로 성원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우리 경제는 지금 위기와 불안을 안고 있다. 우리의 경제난국은 기본적으로 경쟁력 약화에 그 원인이 있다. 고질적인 병폐로 작용하는 고비용 구조를 타개하지 못한 탓이다.
이같은 경제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단초는 정보통신을 기반으로 한 총체적인 정보화전략에서 찾아야 한다. 우리는 21세기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국가사회를 발전시키는 데는 기술력과 정보력을 다지는 것 이상의 더 좋은 무기는 없다는 교훈을 터득했다.
세계는 지금 거대한 정보질서 재편의 세기적 전환기를 맞고 있다. 우리의 21세기는 시대적 변화를 주도하는 두 주역인 정보화와 세계화에 그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보화와 세계화는 우리의 당면한 생존전략이자 새로운 세기를 향한 국가비전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영광에 찬 21세기를 맞기 위해 앞으로 3년 동안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전자정보통신산업 진흥과 정보화전략에 국가적 역량을 집결시켜야 한다. 그래야만 국경없는 지구촌의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국가경쟁력이 생존 이데올로기로 등장한 것도 정보화와 세계화가 가져다 준 이 시대의 지배논리다. 정보통신 기반이 없는 세계화는 결국 사상누각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보화와 세계화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우선 선진국들의 정보기술을 무기로 한 신패권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미국 빌 클린턴 대통령의 제안으로 신무역라운드로 급부상하고 있는 「자유무역지대」도 패권주의의 산물이다. 인터넷을 통한 신무역라운드는 세계 통신시장 개방, 전자상거래 표준화, 21세기 세계 정보사회 구축 등 기존 무역질서를 송두리째 재편할 수 있는 엄청난 파괴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 땅에도 정보통신이 주도하는 「변혁의 바람」을 불어넣어야 한다. 우리는 북한사회를 열린 세계로 나오게 하기 위해 통일정보화 프로그램을 주도적으로 마련해나갈 것이다. 전자신문이 지난 4월에 「통일정보통신연구소」를 설립한 것도 폐쇄사회를 허무는 데는 혁신미디어가 큰 몫을 해내고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남북한의 현격한 정보격차를 줄이기 위한 것이었다.
정보사회가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산업사회의 가치관에 입각해 만들어진 기존 틀을 정보사회의 신패러다임에 맞도록 재정비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정보사회는 새로운 기술체계, 사회체계, 사상체계, 문화체계를 동반해 정보혁명의 물결을 기존 가치관이나 행동양식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정보화에 장애가 되는 각종 법과 제도를 정보사회의 틀에 맞게 정비하는 것도 우리의 몫이다.
우리는 기술력이 뛰어난 벤처기업들을 육성해 산업과 기업의 대외경쟁력을 살리는 데도 앞장설 것이다. 중소기업들은 자금, 기술, 인력, 판로 등 경영면에서 자생력을 갖출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원하고 있다.
우리는 벤처기업들이 세계로, 미래로 뻗어나가 국력을 키우는 데 최선을 다해 조력할 것이다. 갈길 바쁜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는 미국의 통상정책을 바로잡아 대등한 관계로 전환시키는 것도 우리가 힘모아 다같이 해야 할 사안이다.
미국은 최근들어서도 우리나라에 대한 통상정책과 관련해 한국산 TV나 반도체에 대해 반덤핑관세를 부과하는 등 고압적인 자세를 버리지 않고 있다. 미국시장은 21세기에도 변함없는 세계 최대의 시장이라는 사실을 인식해 중장기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전자신문이 창간 당시부터 내세우고 있는 일관된 소명은 새로운 세기의 정보화 비전을 제시하고 첨단사회의 신기원을 이룩하는 것이다.
전자신문은 그동안 쌓아올린 책임과 신뢰를 바탕으로 첨단과 혁신을 추구하는 전자정보산업분야 전문지로서 정보의 다양화를 추구해 새 시대, 새 사회에 부응하는 언론으로서 역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