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자, 정보통신업체들은 최근 수출감소, 국제경쟁력 저하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로 기술개발이라는 지적과 함께 정부로부터 금융 및 세제상 지원을 가장 절실하게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즉 전자, 정보통신업체들은 「현재 당면하고 있는 현안이 무엇인가」를 묻는 설문(복수응답)에 절대 다수에 해당하는 기업들이 기술개발(89.5%) 또는 금융 및 세제상 지원(65.7%)이라고 응답하는 등 그 비율이 3위권에 해당하는 부품수급(25.7%), 유통구조 낙후(22.9%), 정부규제, 시장개방(각 18.6%) 등에 비해 무려 3∼5배 정도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술개발이 가장 중요하다는 지적에 있어서는 컴퓨터 하드웨어(HW)를 제외하면 업종별로 거의 고른 분포를 보인 것이 무엇보다도 큰 특징으로 분석됐다. 컴퓨터 HW분야 기업체들의 경우 기술개발과 함께 금융 및 세제지원을 가장 큰 현안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각각 28.6%를 기록한 데 이어 유통구조 낙후를 대답한 기업의 비율도 다른 분야에 비해 5∼10배 정도 높은 21.4%를 기록했다.
한편 전자, 정보통신 업체들이 기술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묻는 질문에는 고급기술인력의 확보(56.3%), 핵심 기반기술 자립(16.3%), 기술개발자금 확보(12%), 상품개발능력(11.1%), 전문연구기관의 지원(2.4%) 등을 지적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금융상 어려움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를 묻는 설문에는 업종별로 그 응답이 상당히 다른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끌었다. 즉, 컴퓨터분야 기업(HW, SW 공통)들은 금융상 애로사항으로 기술개발자금의 부족이라고 응답한 회사가 전체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데 비해 부품업체들은 기술개발 자금(28.2%)과 함께 담보부족(25.9%)을, 정보통신서비스업체들은 기술개발 자금(26.3%)과 함께 담보부족, 시설자금(각 21.1%) 등을 각각 거의 비슷하게 지적, 금융상 어려움의 내용이 업종별로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제품유통 측면의 문제점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업체간 과당경쟁(54.1%)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았고 그 다음으로 유통구조의 왜곡(14.5%), 외국업체의 덤핑(13%)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업체간 과당경쟁은 특히 정보통신서비스업(78.9%)에서 높게 나타난 반면 가전, 부품, 산업전자 계열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과당경쟁에 대한 불만대신 외국업체들의 덤핑을 우려하는 불만이 높게 지적됐다.
국내 전자, 정보통신 업체들은 불과 2∼3년을 남겨두고 있는 21세기에 살아남기 위한 핵심과제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기술개발과 함께 해외시장 개척도 중요한 과제라고 응답, 관심을 끌었다. 즉, 오는 2001년 대두될 전자, 정보통신 산업의 가장 큰 현안과제를 조사한 결과 압도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핵심기술 개발(56.9%)과 함께 해외시장 개척(42.6%)을 꼽은 것으로 집계됐다(복수응답).
이같은 응답비율은 3위권을 기록한 표준화를 위한 주도권 다툼 등 기술개발 원칙(12%), 정보고속도로의 확충 등 정부지원 정책(11.5%), 시설, 장비의 국산화 등 산업 및 경영환경(10%) 등에 비해 각각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무한경쟁을 전제로 하는 21세기에 살아남기 위해 우리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조건이 무엇인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또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질문할 결과 신제품 개발(12), 유통망 구축(빈도수 11), 가격경쟁력 확보(5), 유통구조 개선(3) 등을 지적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우리나라 전자, 정보통신업계가 2000년대를 맞이하기 위해 지금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복수응답)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역시 핵심 기반기술의 개발(80.5%), 전문인력의 확보(48.1%), 수출다변화(44.3%), 신제품 개발(37.1%), 시장개방 대응방안 마련(31.9%) 등이 시급하며 국가가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로는 국가 차원의 기술개발 전략수립(61.9%)과 함께 각종 지원방안 마련(51%), 중소기업 지원(36.2%), 전문인력 양성(31.9%) 등의 순으로 각각 잡계됐다.
설문조사는 또 2001년을 전후해 새로 선보이게 될 전자, 정보통신관련 신제품에 대해 질문한 결과 멀티미디어(7.1%), PCS(5.7%), 영상, 음성 무선통신(5.2%) 등의 분야에서 신제품이 다수 쏟아질 것으로 전망됐고 고선명(HD)TV, 디지털 다기능 디스크(DVD), 인터넷, 통합배선시스템(PDS), PDA 등도 각각 신상품 배출이 기대되는 10대 유망분야에 포함됐다.
이러한 신제품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정보통신 서비스 측면에서는 위성통신관련 신제품이 가장 많이 배출될 것으로 전망됐고 그 다음으로 인터넷, PDA, 영상/음성 무선통신 등으로 나타난 반면 정보통신기기 측면에서는 멀티미디어 관련 제품이 1위를 차지했고 그 다음으로 PCS, HDTV, 휴대형 단말기, IMT-200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 부품산업 측면에서는 PCS 관련 신제품이 가장 많이 선보일 것으로 전망됐고 그 다음으로 DVD, 영상/음성 무선통신, 멀티미디어, HDTV, 위성통신 등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가전산업 측면에서는 HDTV 관련제품이 1위를 차지했고 그 다음으로 PDS, 영상/음성 무선통신, 항공우주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산업전자, 컴퓨터 HW 및 SW 등 3개 부문에서 1위를 휩쓸어 3관왕을 차지한 품목이 PDS라고 불리는 통합배선시스템으로 나타난 것은 뜻밖의 결과로 평가됐다.
PDS란 기존 배선시스템이 전화, 컴퓨터, CATV, 전기 등 용도별로 따로 설치해오던 것을 모두 하나로 통합한 배선 시스템을 일컷는 용어로,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그 수요가 2000년을 전후해 폭발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전자 측면에서는 PDS와 함께 멀티미디어, 영상/음성 무선통신, 인테넷, 휴대용 개인전화, HDTV, 위성통신, 로봇, 음성인식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또 컴퓨터 분야에서는 PDA, 멀티미디어, 전자상거래 관련 신제품이 각각 많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비해 「2001년을 전후해 실용화 될 유망기술」로는 위성통신 및 방송(4.3%), 영상기술, 소프트웨어, 인공지능(각 3.8%) 등의 분야에서 집중될 것으로 전망됐으며 이밖에도 인터넷, 반도체, 디지털 영상, 초고속 통신, 평판 디스플레이, 종합정보시스템 등도 각각 10위권 안에 포함됐다.
또 이러한 신기술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정보통신 및 부품산업에서는 위성통신 및 방송관련 신기술이 가장 많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됐으며 그 다음으로 인터넷, 초고속 통신, 평판 디스플레이 등의 분야에서도 각각 신기술이 다수 탄생할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가전산업 측면에서는 데이터 압축 및 인공지능 관련기술이 가장 각광받게 될 기술분야로 전망됐고 그 다음으로 소프트웨어 개발, 디지털 영상기술, 시스템 통합, 멀티미디어 등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컴퓨터 분야에서는 GPS 및 인터넷 관련분야 신기술이 다수 탄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전자, 정보통신 급변하고 있는 기업경영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계획을 수립하는가 하면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M&A를 통한 사업다각화에도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1년 대규모 투자계획의 유, 무를 질문한 결과 집중적인 투자계획을 추진중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전체의 55.2%에 해당하는 1백16개사로 나타났으며 특히 정보통신기기(67.6%), 소프트웨어(66.7%), 산업전자(60.9%) 등의 분야 기업들이 활발한 설비투자 계획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선호하고 있는 투자분야를 보면 통신부품 부문에 대규모 투자계획이 1위를 차지했고 그 다음으로 자동화설비, 무선통신, 멀티미디어, 통신단말기, 환경관련 제품 등의 순으로 나타나 차세대 신제품 전망과 중복되는 품목이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또 M&A를 과거에 적극 검토했거나 현재에도 검토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의 업종을 조사한 결과 정보통신서비스 분야가 47.4%로 1위를 차지, 역시 강세를 보였으며 그 다음으로 가전산업(35.3%) 컴퓨터(28.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들 기업이 M&A를 추진하는 주요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사업다각화를 꼽은 기업이 9개사(19.6%)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기술력 확보(6개사, 13%), 영업력 확보(4개사, 8.7%), 시장확대(3개사, 6.5%), 제품다양화, 경영합리화(각 2.4.3%) 등의 순으로 나타나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지만 역시 그 핵심은 신기술 확보와 함께 시장개척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서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