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3사의 글로벌 생산체제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일부 가전품목에서 해외생산이 국내생산을 앞지르고 있다.
컬러TV는 3사 모두 지난해 해외생산력이 국내생산력을 추월했으며 VCR도 삼성전자는 올해, LG전자와 대우전자도 내년을 기점으로 모두 해외생산이 앞서게 된다. 전자레인지는 삼성전자가 올 들어 국내보다 해외생산력이 더 커지며 대우전자(98년)와 LG전자(2000년)도 2000년이 되기 전에 국내와 해외의 생산력이 뒤바뀌게 된다.
냉장고, 세탁기 등은 아직 해외투자가 적어 해외생산 비중이 작지만 전자 3사가 최근 세계 곳곳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어 2000년 이후에 해외생산이 국내생산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생산구조의 변화로 매출구조도 바뀌어 2000년 이후에 전자 3사는 해외매출이 국내매출을 압도하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2000년에 전체적인 매출구조가 한국 8조7천5백억원, 해외 16조2천5백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생산비중은 한국 43%, 해외 50%,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공급 7%로 잡혀 있다.
특히 그동안 해외투자가 적었던 백색가전제품에 대한 글로벌화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2000년까지 3천억원을 투자해 세계 10개국에 13개의 생산거점을 구축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제품별로 보면 에어컨 1백75만대, 냉장고 1백60만대, 세탁기 1백25만대 등을 해외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중국, EU, 인도, 남미 등지에 백색가전 복합단지를 조성하고 있으며 스페인, 사우디아라비아에 에어컨공장을 신설하는 등 지역별로 전략상품을 생산하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는 멕시코, 영국, 중국, 브라질, 말레이시아, 인도 등을 전략적인 생산거점으로 육성키로 하고 현지에 복합가전 생산단지를 적극 조성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TV, VCR 등 영상음향(AV)기기를 중심으로 조성해온 데서 나아가 냉장고, 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백색가전제품의 해외거점으로 6개국에 걸쳐 모두 7개 공장을 거느리고 있는데 2000년까지 13개국 25개 공장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대부분 복합가전 생산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대우전자는 오는 2000년경 해외생산 규모를 60억달러로 잡아 국내생산 40억달러를 추월한다는 계획이다. 해외공장 수도 올해 27개에서 2000년 36개로 늘릴 예정이며 해외인력도 현재 1만2천명에서 3만명으로 늘릴 전망이다.
중국과 인도를 비롯해 멕시코(북미), 브라질(남미), 프랑스(EU), 폴란드(동구), 우즈베키스탄(CIS), 베트남(아시아) 등지를 해당 권역의 전략거점 국가로 선정하고 이들 나라에 복합가전단지를 조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부품업체의 동반진출을 꾀해 사업을 수직계열화하고 권역별로 10개의 연구개발(R&D) 거점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전자 3사 모두 글로벌 생산기지의 구축단계를 넘어 21세기를 겨냥한 본격적인 현지화 및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신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