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에 2000년의 연도를 표기할 때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소위 「2000년 문제」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2000년 문제 인증제도 도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본지가 창간 15주년 기념으로 마련한 「2000년 문제 좌담회」에 참석한 송관호 한국전산원 표준본부장은 『20세기 최대의 전산장애로 대두되고 있는 2000년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규 도입 전산시스템 및 소프트웨어가 이 문제에 완벽하게 대응됐는지 여부를 국가가 공인해 주는 「2000년 문제 인증제도」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송 본부장은 『2000년 문제와 관련한 국가 차원의 컴퓨터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인증 제도가 도입되면 민간기업이나 정부 및 공공기관들이 안심하고 전산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전력공사 조진호 연도표기수정팀장은 『기존 전산시스템에서 운영되고 있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들이 2000년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지 여부를 공급업체로부터 확약을 받아두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확약서를 받아두어야 사후 2000년 문제와 관련된 전산장애가 발생할 경우 책임 소재를 분명히 가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유니시스 맹철현 상무도 『국내 기업들은 주전산시스템의 2000년 문제만 해결하면 이 문제가 해결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화된 전산시스템 전반에 걸쳐 점검이 필요하고 특히 카드리더기, ATM, 자동화기기 등 수많은 단말기들의 환경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기원 숭실대 정보과학대학원장은 『이 문제는 정부 차원의 접근이 중요하다』고 밝히면서 『전산관련 국가 기간코드의 표준화가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공공부문에서의 2000년 문제 대응방안을 수립하기 위해 한국전산원을 통해 「정보자원 센서스」를 최근 실시, 현재 이를 분석하고 있어 조만간 정부 차원의 대책이 수립될 전망이다.
<이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