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열풍이 개인생활에 이어 기업활동 전반을 변화시키고 있다. 기업환경에서 인터넷은 특히 기존 네트워크 구조를 인트라넷 환경으로 재구축하는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기업 전산환경의 인트라넷 구축 붐에 따라 시스템 공급자인 중대형 컴퓨터시스템 업계에도 엄청난 변화가 일고 있다. 나아가서는 불꽃튀기는 중대형 컴퓨터시스템 업계 고객확보 경쟁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인트라넷 수요를 더욱 증대시키고 있다. 인터넷에 의한 중대형 컴퓨터시스템 업계의 변화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관련제품의 출시가 줄을 잇고 있다는 점이다. 인터넷이 대중적이지 못했던 2, 3년 전만 하더라도 인터넷 기반의 시스템은 일부 대학이나 연구소 위주로 보급이 이뤄졌으나 이제는 거의 모든 기업들이 이 영향권에 들게 됐다. 기업들은 일제히 인터넷 기반의 전산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현재 국내에 공급되고 있는 중대형 컴퓨터시스템 가운데 인터넷 기능을 기본으로 탑재하지 않은 제품은 거의 없을 정도다.
실제 메인프레임부터 유닉스서버, 워크스테이션, PC서버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시스템에는 웹서버나 웹브라우저를 구현키 위한 각종 소프트웨어들이 기본으로 채택돼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스, 한국휴렛팩커드, 한국IBM 등은 이미 인터넷 전용서버를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이들 전용서버는 아직 워크그룹용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처음으로 인터넷이나 인트라넷 구축을 염두에 두고 시스템을 설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나아가서는 보다 용량이 큰 전용서버의 출현도 기대되고 있다.
기업용 인터넷의 확산은 폐쇄 네트워크 기반의 기존 기업전산환경을 개방형 네트워크로의 전환으로 이끌어냈다. 이에 따라 기업의 전산시스템에 접속하는 사용자 수는 과거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됐고 시스템 성능의 고급화 경쟁을 부추겼다. 중대형 컴퓨터시스템의 경우 많은 제품들이 하드웨어적으로 64비트 체제로 전환된 것은 그 단적인 예다. 유닉스와 같은 운용체계들도 64비트 체제로 이행되고 있다. 다수 사용자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입출력장치의 성능개선도 두드러졌음은 물론이다.
인트라넷 기반의 기업전산환경은 무엇보다도 정보보안이 중요시되는 분야다. 이에 따라 최근 선보이고 있는 중대형 컴퓨터시스템에는 과거보다 보안기능이 대폭 강화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방화벽을 이용한 보안기능은 기본이고 일부 기종에는 암부호화 기능이 내장돼 네트워크를 오가는 데이터 자체를 암호화해 인가되지 않은 사용자들의 정보접근 자체를 봉쇄할 수 있게 됐다.
기술측면에서의 변화와 함께 인터넷이 중대형 컴퓨터시스템 업계의 사업전개 방향에 미친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각사들이 한결같이 하드웨어 단독 영업보다는 솔루션 중심 영업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는 각 시스템 공급사간 기술적 차이가 줄고 있는 데 따른 영향도 있지만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최적의 기업 전산환경을 구축할 수 있느냐가가 사업의 성패를 쥐고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IBM, 한국HP,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스, 한국디지탈 등 주요 시스템공급사들은 인터넷사업 전담팀을 조직하고 관련 솔루션 영업에 본격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중대형 컴퓨터시스템 공급사들은 현재까지는 인프라로서 인트라넷 환경 구축에 주력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기업 고객들이 인터넷을 매개로 한 전자상거래(EC)나 컴퓨터, 통신통합시스템(CTI) 등의 도입에 적극성을 보일 것으로 판단함에 따라 관련 솔루션 확보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 가운데 EC는 현재 보안 인증과 인식부족으로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지만 향후 경제전반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여 대부분의 중대형 컴퓨터시스템 공급사들이 전략시장으로 점찍어 놓고 있을 정도다.
한국휴렛팩커드의 정경훈 부장은 『현재 국내 중대형 컴퓨터시스템 공급사들의 인터넷 관련 매출비율은 10% 대에 머물고 있으나 2, 3년 이내 전체 매출의 50%까지 상승할 전망』이라며 인터넷의 잠재성을 높게 평가했다.
<이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