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5주년특집] 인터넷과 전자산업.. 정보통신

정보통신산업의 발전이라는 패러다임에는 항상 네트워크 산업의 발달이라는 전제가 수반된다. 네트워크산업의 호황은 정보통신산업의 성장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사이 네트워크산업의 성장률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경이로운 기록을 보이고 있다. 국내의 경우 올해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다소 주춤거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지난해까지 평균 70% 내외의 급성장을 구가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러나 내년에는 과거의 호황세가 재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인터넷의 보급이 지속적으로 확대돼가는 현상과 맥을 같이한다. 90년대 중반이후 전세계적으로 기업과 개인을 망라해서 정보통신, 특히 인터넷 분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 분야에 대한 투자가 대폭으로 진행되고 있는 추세다. 실제 인터넷은 그 어떤 분야보다도 네트워크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터넷과 이를 활용한 인트라넷의 구축은 현재 기업의 최대 관심사로 부각했다. 공공기관, 교육기관, 의료기관부터 개인에 이르기까지 단체, 개인을 막론하고 앞으로 인터넷 열풍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인터넷 열풍 현상은 네트워크 업계의 지각변동을 가져왔다. 모든 장비의 용도가 인터넷 활용에 초점을 맞춰 설계, 제작되고 있으며 국내에 진출한 외국 네트워크 업체들은 인터넷, 인트라넷을 주제로 대규모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인터넷 열기를 제품 수요로 연결시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업무의 전산환경 구축에 활용됐던 고가, 대형 네트워크 장비에 비해 인터넷을 주목적으로 한 저가, 소형 장비의 생산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른바 원격지 접속(리모트액세스) 관련장비들이 여기에 해당되는데 시스코시스템즈, 스리콤, 베이네트웍스 등 네트워크 관련업계 빅3를 포함, 어센드커뮤니케이션, 갠달프 등 소형장비 업체들도 관련제품 개발 및 출시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판매량도 급격하게 성장, 올해 국내 리모트액세스 서버시장은 지난해에 비해 30% 이상 외형을 늘려나갈 수 있을 것을 예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소규모 기업과 가정, 즉 SOHO(Small Office Home Office)용 네트워크장비 시장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것도 인터넷 붐을 타고 형성되는 또 하나의 기류다.

소호용 장비는 현재 데이터통신 서비스의 종류에 따라 각양각색으로 출시되고 있다. 기업 및 개인에게 1백28kbps급 데이터 전송속도를 보장해주는 종합정보통신망(ISDN)용 카드, 라우터 등이 출시되고 있으며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을 포함한 다중디지털가입자회선(xDSL) 기술, 제품 개발이 성시를 이루고 있다.

또 케이블모뎀 업체 역시 인터넷 수요를 겨냥, 제품을 개발해 놓고 출시 시기를 가늠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 최대 33.6kbps급이었던 개인용 일반모뎀도 56kbps급 제품으로 대체되고 있다. 대용량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인터넷을 각 가정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주기 위해서다.

네트워크 공급업체들은 이들 제품에 대해 각각 「사용하기 쉬운 네트워크 장비」 「유지보수가 필요치 않은 네트워크 제품」이라는 꼬리표를 붙이고 있다. 네트워크에 대한 지식이 없더라도 쉽게 구입,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정보통신의 발전은 인터넷 붐을 형성했으며 인터넷의 보편화는 네트워크 분야에서 제품의 다양성과 사용의 간편함을 이끌어냈다. 네트워크산업의 모습이 인터넷 붐에 의해 환골탈퇴하고 있는 것이다.

<이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