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판기 업계의 효자상품으로 기대됐던 슬러시기, 아이스크림기 등 계절상품 판매실적이 당초 기대에 못미치는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계절상품이 대리점 및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음에 따라 LG산전을 비롯, 삼성전자, 해태전자 등 자판기 제조업체들은 올해도 앞다투어 슬러시기 및 소프트 아이스크림기 등을 출시했으나 더위가 늦게 시작된데다 장마까지 겹쳐 지난해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슬러시기의 경우 지난해 2천5백여대로 가장 많이 판매했던 해태전자는 올해 슬러시단독기 7백50대와 슬러시자판기 1천5백대를 합쳐 모두 2천2백50대를 판매하는데 머물렀다.
LG산전과 삼성전자도 각각 2천여대를 판매, 가까스로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중소업체인 세아물산은 삼성전자에 슬러시기를 납품하는 한편 자체적으로 판매에 나서 슬러시기 2천5백대와 소프트아이스크림기도 1천여대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아물산의 한 관계자는 『올해 슬러시기와 소프트아이스크림기 등 계절상품의 전체 시장규모는 지난해 수준인 약 9천대로 추산된다』며 『날씨의 영향뿐만 아니라 제품의 보급도 많이 된 상태이기 때문에 내년에도 큰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도 『대리점들의 구색을 갖추기 위해 취급하는 것이지 큰 시장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삼성전자는 자판기 부문의 경우 기존 주력분야인 커피, 캔자판기 분야에 집중하고 계절상품은 여름철 비수기에 대리점의 이윤확보 및 구색갖추기용으로 올해 수준으로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LG산전은 올해 자체 개발한 제품의 품질안정이 늦어짐에 따라 판매가 부진했다고 판단, 내년에는 자사제품의 판촉을 강화키로 했다. 이와함께 해태전자도 올해 슬러시자판기의 출시시기가 다소 늦어져 판매가 부진했다고 분석하고 내년에는 이 시장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또 올해 3백50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던 소프트아이스크림기의 판매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박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