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반도체 생산장비 및 핵심 부품의 국산화를 목표로 중기거점기술개발사업의 하나로 지난 95년부터 추진돼온 반도체장비 국산화 개발사업이 사업추진 3차연도를 맞는 올해 신청과제의 대거 탈락과 사업 추진일정의 지연 등으로 차질이 우려된다.
이 사업 총괄주관기관인 한국반도체연구조합은 3차연도 개발사업으로 11개 신규 과제를 선정, 정부에 53억원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최근 정부로부터 6개 과제에 24억원을 지원키로 했다는 최종 심의안을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조합 산하 사업 추진과제를 선정하는 「장비운영위원회」는 지난 8월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제출한 30여개 신청 과제 중 11개를 선정, 정부측에 제출했는데 이번에 정부가 다시 5개 과제를 탈락시킴으로써 3차연도 장비 개발사업은 연속과제를 포함해 총 7개 과제로 크게 축소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연구조합측은 실무위원회를 긴급 소집하고 정부측 최종 심의안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는 한편 이 자리에서 논의된 결과에 따라 운영위원회를 열어 정부측 최종 심의안에 대한 이의 신청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올해 3차연도 장비개발사업의 추진일정이 당초 계획보다 이미 4개월 이상 지연된 데다 정부측 또한 예산 등의 문제로 추가지원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어 조합측이 이의신청을 하더라도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측 최종 심의안을 조합측이 그대로 수용하고 운영위원회가 이의신청을 하지 않을 경우 10월 중순경부터 7개 과제만으로 올해 사업이 시작되며 만일 이의신청 과정을 거칠 경우 사업추진 일정은 2, 3개월 연기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내년 5월로 계획된 3차연도 사업의 최종 개발시점을 2, 3개월 연장하거나 개발기간을 단축하는 조치가 불가피하게 됐으며 최악의 경우 내년에 추진될 4차연도 사업은 한해를 뛰어넘어 99년에 추진되는 등 파행운영에 대한 우려도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조합의 한 관계자는 『이처럼 3차연도 개발사업이 당초 계획보다 4개월 이상 지연되고 과제수도 크게 축소돼 조합측으로는 만족할 만한 결과는 아니지만 향후 관련업체 및 기관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연속적인 사업추진에는 차질이 없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