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레인지업체들이 최근 저마다 고성능 센서와 이 기술을 채용한 제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경쟁사와 제품을 차별화하기 위해서는 핵심 부품인 센서부터 경쟁사와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등은 지난 1,2년 전부터 자체 연구개발 인력은 물론 그룹 연구소와 관계 부품업체의 힘을 빌려 새로운 센서기술의 개발에 들어갔다.
그 결과물은 올들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LG전자는 지난 상반기에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고성능의 적외선 반도체센서를 일본업체에 앞서 상품화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전자와 대우전자도 최근 전자파의 발생량을 종전 제품보다 더욱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센서기술을 개발, 잇따라 상품화하고 있다.
세 회사는 자체 연구개발력으로는 버거운 분야에 대해서는 외부의 힘을 빌리기도 했는데 LG전자는 그룹의 종합연구소와, 대우전자는 그룹 관계사인 대우전자부품과 각각 공동개발했다.
이들 업체는 앞으로 고성능 센서 기술을 더욱 발전시키는 한편 원가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기술을 확보하는 데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사실 전자레인지업체들은 센서기술의 개발에 그다지 관심을 쏟지 않았다. 고성능을 구현하는 센서는 워낙 기술수준이 높아 개발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들어 자체 개발에 무리가 따른다는 판단이 지배적이었다.
더욱이 막대한 투자비를 들여 개발에 성공한다 해도 눈에 보이지 않는 센서기술의 특성상 그 효과를 소비자에게 납득시키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기존의 단기능 센서를 채용한 전자레인지를 사용해본 일부 소비자들은 조리 시간이 오히려 늘어나고 메뉴도 한정돼 있으며 조리후 기대치에 어긋나는 경우도 많아 센서 모델에 불만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날로 채산성이 악화되는 국내외 전자레인지 시장 환경은 업체들로 하여금 고성능 센서의 개발에 매진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전반적인 시장침체에도 불구, 고가형 센서를 채용한 일부 고급모델은 꾸준히 판매되자 업체들은 고성능 센서의 개발에 새삼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나아가 업체들은 해외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추진하는 제품 차별화와 고가 브랜드의 이미지를 심기위해 고성능 센서 모델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센서기술의 적용 분야가 가전제품 전반으로 넓혀져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고성능 센서 모델은 소비자에게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새로운 기능을 선보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최근 전자레인지업계에 불고 있는 고성능 센서기술의 개발경쟁이 앞으로 더욱 가속화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신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