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의 계속되는 침체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단면 인쇄회로기판(PCB)업계가 특수 및 산업용 제품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 단면 PCB업체들은 지난 95년 중반을 정점으로 계속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단면시장이 단기적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적고 설사 회복된다해도 장기적인 전망은 밝지 않다고 판단,실버스루홀, 카본점퍼, 알루미늄기판 등 특수 제품과 양면, 다층 PCB(MLB) 등 산업용 PCB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최대 단면업체인 대덕산업(대표 김연혁)은 올들어 가전 3사의 부진으로 일반 단면수요가 크게 줄어듦에따라 실버스루홀, 카본점퍼 등 특수 PCB비중(물량기준)을 전체생산량의 30% 가까이로 끌어올렸다. 대덕은 CD롬드라이브를 중심으로 한 실버스루홀시장이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고 최근 생산라인을 추가 증설하는 등 특수제품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의 단면PCB 주력공급업체로 작년부터 정책적으로 양면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청주전자(대표 전우창)는 올들어서 실버스루홀 등 특수 단면과 함께 샘플PCB사업을 본격화한데 이어 최근엔 HDD용 MLB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단면 비중을 전체 매출의 30%이하로 낮춤으로써 산업용 PCB업체로 탈바꿈했다.
지난해 멕시코투자와 함께 구미공장의 단면 설비를 증설,주목을 끌었던 새한전자(대표 윤영기)는 최근 에폭시양면 및 MLB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새한은 이를 통해 현재 30%선인 산업용PCB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키로 하고 관련사업을 강화하고 있으며 정책적으로 BGA 등 초박판 MLB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자동차부품업체인 삼영케불에 인수된 후 단면설비 증설을 추진했던 백산전자(대표 최오길)가 최근 투자방향을 일반 단면에서 실버스루홀 등 특수사업 쪽으로 전환했으며 삼한전자(대표 한만상)도 최근 단면라인 증설에 이어 CD롬드라이브 특수가 일고 있는 실버스루홀 제품을 비롯,카본점퍼, 알루미늄기판 등 특수사업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한편 95년까지만해도 대덕산업에 이어 국내 단면PCB시장 2위를 지켰던 LG전자 PCB사업부 역시 MLB 집중 육성전략에 따라 전체 단면사업은 대폭 축소하고 있으나 자사가 생산을 확대하고 있는 CD롬드라이브 물량을 겨냥,실버스루홀 등 특수 PCB사업은 계속 유지 또는 강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TV, VCR을 제외하고는 모니터 등 기존에 단면을 주력 채용하던 제품들도 실버스루홀이나 양면으로 전환하고 있는데다 DVD플레이어나 HDTV 등 차세대 가전제품들도 메인기판이 양면 위주로 채용될 것으로 보여 현실적으로 특수PCB와 산업용 제품이 단면업계의 유일한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