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지구환경과 탄소세

유럽이나 일본에 가본 사람이면 누구나 느끼는 것 중의 하나가 소형차가 많다는 것이다. 한국보다 소득 수준이 2~3배 되는 나라 사람들이 더 작은 자동자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면 문제는 한국쪽에 있는 것이 분명하다. 뿐만아니라 그들이 사는 집도 한국보다는 평균적으로 소형인 것 같다. 집과 자동차가 커지면 석유, 전기, 가스 등의 소비가 많아지고 대기오염이 늘어나며 지금 세계적으로 지구 온난화 현상의 주범으로서 지목받고 있는 이산화탄소(CO₂)를 많이 배출하게 된다.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 나라별 CO₂발생량을 규제하자는 논의는 무역마찰로까지 이어지려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국제수지의 적자가 심각한 상황에서 분수에 넘치는 소비는 분명 고쳐져야 할 병폐이다. 작년도 무역역조가 2백억달러에 달하고 그중 에너지 수입에 든 돈이 1백80억달러 달한다고 하니 소비억제, 그중에서도 특히 에너지 소비억제는 이제는 중대한 사회문제이다.

과소비 현상의 원인중 하나로 조세제도를 떠올리게 되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조세제도의 개혁은 시급하다. 세금에 관한한 형평성이 항상 최대의 문제이고 소득이 노출되어 있는 봉급생활자들의 불만 요인이다.

둘째는 객관성과 정확성인데 새무공무원의 주관적 판단의 폭을 최소화하여 세무 관련 부정부패의 소지를 원천적으로 막는 일이며 셋째로 소비억제와 지구환경보호에 기여하는 제도인가 하는 문제이다. 이 마지막 항목이 지금 선진국간에 한창 열띤 논쟁꺼리인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이산화탄소세(CO₂ Tax: C-Tax, 탄소세, 에너지세로 약칭)의 신조세 개념을 탄생시켰다. 무역마찰도 문제이지만 CO₂발생 증가를 방치하여 지구온난화가 계속 진행될 때 인류를 포함한 지구환경 생태계 전체의 존립이 위태롭게 된다. 따라서 C-Tax의 등장과 강화는 이제 필연이라 할 수 있다.

C-Tax는 일종의 간접세인데 한국의 조세 수입은 약 절반이 간접세라고 하니 그리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휘발유 소비에 비례하는 특별소비세는 이미 C-Tax의 범주에 든다. 대기오염의 주범인 경유에 대해서도 CO₂발생량에 따라 정확히 에너지세를 부과한다면 경유차 천국이 되어버린 서울거리에서도 미국의 LA, 뉴욕처럼 휘발유 트럭, 휘발유 버스가 나타날 것이다. 대도시의 교통문제와 환경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 주행세 신설이 논의되고 있는데 이것도 C-Tax의 강화를 뜻한다고 볼 수 있으니 바람직한 것이다.

문제는 형평성과 정확성에서 문제투성이인 기존의 복잡다기한 조세제도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이다. 한국의 자동차 관련세금이 14가지나 된다고 미국의 국회에서 거론된 적이 있다. 이 14가지 세금을 모조리 철폐하고 주행세 즉 C-Tax 하나만을 남겨서 총액면에서 같은 조세 수입을 올렸을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해보고 그것이 극복 가능하고 바람직하다면 조세개혁의 장기비전으로서 「C-Tax의 강화와 다른 모든세금의 단계적 철폐」도 비슷한 논법으로 정당화 될 수 있다. 14가지 세금의 행방이 각기 다른 정부조직이어서 어려움이 따른다면 기존의 분배율을 존중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세금을 덜 내기위해 모든 사람들이 절약 검소를 하여 세입에 차질이 생길 기미가 보이면 CO₂ 1g당 세금을 인상하면 된다. 에너지 소비는 줄어들 수 밖에 없고 이 경우 에너지 수입은 절반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다. 이같은 조세개혁이 단행될 때 경제면에서 얻는 이익보다 더욱 값진 것은 우리의 허파를 드나드는 공기가 보다 맑아 진다는 것이다. 지구온난화 방지에서 모범국가가 되는 것은 물론 세금없는 나라,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서 과거 홍콩이 누렸던 것과 같은 경제적 번영의 밑바탕이 될 것이다.

경제와 환경에 이같이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에너지 소비세를 중심으로 한 조세제도의 대개혁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세금에 대한 지금까지의 사고방식이 빅뱅(Big Bang)적으로 대전환해야 된다. 돈을 벌고, 쓰는 과정에서는 물론 쓰지도 벌지도 않는데 과세하는 복잡한 현행 조세제도를 고쳐 에너지를 사용할 때만 과세하자는 것인데 이것이 시민들의 과반수 지지를 받을 때 까지 활발한 토론을 할 필요가 있다. 폐지 대상으로서 주민세, 양도소득세, 배당세 등의 공과를 하나하나 따져봐야 하겠지만 연 10조원(1백억달러)를 절약하고 공기를 맑게하며 흑자경제를 약속하는 확실한 대안이 탄소세 전면 실시 이외에 과연 있는가 없는가도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동명정보대학교 成琦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