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집중관리제 효율성 놓고 공방전 가열

저작권 집중관리제에 대한 효율성을 놓고, 최근 저작권 위탁관리(대리, 중개) 민간업자들과 집중관리단체간의 공방전이 음악저작물을 중심으로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저작권 집중관리제에 대한 민간업자들의 불만 및 이의제기가 잇따르자 한국음악저작권협회(KOMCA)는 지난 22일 세종문화회관 대회의실에서 「저작권 집중관리제의 효율성에 관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에 따라 저작권 위탁관리 민간업자들의 「자율경쟁화 주장」과 문화체육부로부터 저작권 신탁관리 및 대리, 중개업의 독점적 지위를 허가받은 집중관리단체의 「집중관리제 수성의지」가 맞부딪치기 시작한 것이다.

저작권 집중관리제도는 저작권자가 복잡다기한 저작물사용처를 스스로 확인, 통제하고 사용료를 징수할 수 없는 현실여건을 감안, 정부가 각 저작물별로 1개 관리단체를 허가해, 저작권료를 일괄 징수, 분배토록 한 제도다.

현재 독일, 일본 등이 이와 유사한 제도를 택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현행 저작권법 제78조 「저작권 위탁관리업의 허가」에 관한 규정에 따라 음악, 어문, 저작인접권 부문에 걸쳐 총 5개 단체가 집중관리단체의 지위를 허가받아 활동중이다. 그러나 동법 78조는 이같은 「대리, 중개 및 신탁관리에 대한 허가」 조항뿐만 아니라 「대리, 중개만을 하는 저작권 위탁관리업에대한 신고」 조항을 함께 규정하고 있다.

이에 근거하여 민간 위탁관리업체들이 계약시에 저작권자로부터 일정 권리를 양도받아 활동하고 있어, 실질적으로는 신탁관리를 수행하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최근 저작권관리업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들어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민간 위탁관리업체들이 집중관리단체인 KOMCA의 시장독점, 관리능력 부족 등을 문제삼으면서 집중관리제의 효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음악저작물과 관련한 대리중개업, 온라인노래방서비스, MP3음악파일유료서비스 등이 성업중인 가운데 관련업체들은 『1개 단체에 의한 저작권 신탁관리가 독점을 낳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음반의 기계적복제권료(미캐니컬로열티), 방송공연권료, 노래방사용료, 통신서비스료 등에 대한 KOMCA의 독점적 지위가 관련시장 발전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개최된 KOMCA의 「저작권 집중관리제의 효율성에 관한 세미나」는 「음악저작권 관리의 자유경쟁화」 주장에 대한 본격적인 대응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날 주제발표자로 나온 작사, 작곡가국제연합회(CISAC)의 앙 퀴티앙 亞太지역이사는 집중관리제도의 필요성, 중요성, 효율성에 대한 폭넓은 정황을 설명했으며, 일본저작권협회(JASRAC)의 도키오 나카무라 상무이사는 『디지털기술의 발달에 따라 저작물 이용이 증대할수록 집중관리제가 가장 적절한 관리방식』이라고 말했다.

또한 박문석 국립중앙도서관 지원연수부장은 『지난 90년대 초, 연간 5억원대에 불과하던 음악저작권 사용료 징수규모가 최근들어 2백억원대로 크게 증가하는 등 음악을 중심으로 저작권 관리시장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저작물 사용처가 늘어나는 데 발맞춘 집중관리단체의 역량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호주음악저작권협회(APRA)의 스콧 모리스 국제담당이사 역시 『새로운 형태의 저작물 사용방법이 늘어나고 새로운 전송(배포)방식이 개발될수록 집중관리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세미나를 지켜본 음악저작권 위탁관리업체의 한 관계자는 『집중관리제도의 기본적인 의의와 그 타당성에는 인식을 같이하지만, KOMCA의 관리능력이 낙후돼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KOMCA가 관리능력의 개선없이 집중관리제도만을 고집할 경우 시장위축은 물론 혼란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