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보완형 조리기기 개발 고민

『깨끗하고 안전한 전기의 장점과 가스의 경제성을 모두 살린 새로운 주방기기는 없을까.』

주방용 조리기기를 생산하는 가전업체들의 최근 고민이다.

현재 국내 가정의 에너지원은 전기, 가스, 석유로 삼원화되어 있다. 이 중 주방용 조리기기의 주열원은 대부분이 가스. 전력공급의 한계와 값이 싸다는 장점이 정부의 에너지 공급정책과 맞물려 석탄, 석유 등을 대체하면서 70년대 중반이후 급속히 확산돼 왔다.

더불어 가전업체들도 가스레인지, 가스오븐레인지 등 가정용 조리기기의 신기술개발 및 제품보급에 박차를 가해왔다.

그러나 가스는 불완전 연소로 인한 환경오염문제와 소비자가 조금만 부주의해도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안전성 문제가 계속 지적돼왔다. 이에 업계는 신연소기술과 각종 안전장치 및 사전제어기능 개발 등으로 대안을 찾아 왔으며 동시에 정부의 협조아래 대국민 교육, 사전점검 강화 등에 적극 나서왔다.

또 한편으로는 무공해와 안전성을 내세워 전기를 이용한 각종 조리기기의 개발로도 이어졌다. 전자레인지, 전기압력보온밥솥, 전기핫플레이트, 할로겐레인지, 인덕션레인지 등 전기를 열과 빛, 고주파 등으로 변환시켜 조리하도록 한 신제품들의 개발도 활기를 띠고 있다. 하지만 이 제품들은 국내의 전력공급사정과 값비싼 전기료 때문에 주조리기기로 자리 잡기에는 한계가 많아 보조조리기기로 이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가전업계는 가스와 전기의 각각의 대안을 찾아감과 동시에 또 나름대로의 장점을 살려 접목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가스기기 쪽에서는 완전연소 및 안전성, 열효율을 높이는 연소기술의 개발로 대안점을 찾아가고 있고 전기기기 쪽에서는 적외선, 전자, 압력기술까지 추가해 다양한 요리를 손쉽게 할 수 있는 만능조리기기의 개발과 절전형 제품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여기에 유럽과 미주지역처럼 전기를 사용하는 전기핫플레이트나 할로겐버너, 가스버너를 절반씩 섞은 복합레인지 개발도 추진하고 있으며 전자레인지와 전기버너를 섞은 신개념 제품도 검토중에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런 보완형 조리기기가 확산되기에는 기술 및 제품개발에 따른 투자비용이 높을 뿐만 아니라 정부의 에너지정책과 전력수급문제, 환경정책 등이 맞물려야만 하는 어려움이 있어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정지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