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시장 형성 아직 멀었다

최근 일부 기업이 본격적으로 네트워크 컴퓨터(NC)의 시판에 들어가면서 NC가 국내 PC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LG전자가 국내 업계로는 처음 자바 운용체계(자바OS)를 채용한 NC 「넷챔프」를 개발, 본격적인 영업에 착수함에 따라 국내 PC시장에서 과연 NC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세계 시장조사 기관들에 따르면 NC는 전세계적으로 올해 20만대에 이어 오는 2000년에는 7백만대로 급속히 확대돼 전체 PC시장의 10%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오는 2005년에는 PC시장과 같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PC업체들은 LG전자가 NC를 출시하기 이전까지 NC가 보급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인식 아래 시장추이를 보고 NC진영에 동참할지를 결정한다는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해 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LG전자의 NC 출시는 국내 컴퓨터업계에 별다른 투자없이 NC의 가능성을 미리 알아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 주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일단 NC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예상했던 대로 국내서는 시기상조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실제 업계에서는 이달 초 LG전자가 NC를 내세워 참가했던 아시아나항공의 예약용 시스템 단말기 입찰에서 NC가 최종단계까지 가지도 못한 채 중도 탈락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즉 수요기관 스스로 서버 없이는 깡통에 불과한 NC보다 자체적으로 PC기능을 수행하면서 네트워크 기능을 강화한 저가 PC를 구입하는 경향이 아직까지는 대세를 이루고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NC의 가장 큰 장점으로 부각된 가격도 1백만원대 이하의 초저가 PC가 잇따라 출시돼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국내 컴퓨터시장에서 NC의 장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PC시장이 장기적인 침체에 빠지면서 국내 PC업계 스스로 NC 등 아직까지 검증되지 않은 아이템의 개발에 섣불리 투자할 수 없다는 것도 국내 컴퓨터업계에서 NC를 소홀히 할 수밖에 없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국내 컴퓨터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NC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제품출시 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NC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도록 콘셉트를 정리하고 이것이 확정되는 대로 본격적으로 개발에 착수한다는 것이 내부적인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삼보컴퓨터를 비롯해 대우통신 · 현대전자 등은 NC보다 경쟁력이 있는 초저가 PC에 사업의 역점을 둔다는 계획을 고수하고 있어 국내 컴퓨터시장에서 NC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에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게 국내 컴퓨터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양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