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 센서 첨단미래 이끄는 「산업계 감초」

센서는 전자 · 자동차는 물론 공장자동화, 환경예측, 의료분야 등 거의 모든 산업분야에 폭넓게 활용되면서 그 중요성이 부각돼 이제는 어디서나 쉽게 들을 수 있는 보통명사가 됐다.

산업사회가 점차 고도화, 다양화함에 따라 각 분야에서 센서에 대한 요구가 급증하고 있고 이에 부응해 센서 제조기술 및 응용기술도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정보혁명의 시대로도 대변되고 있는 최근의 산업동향에 비춰볼 때 물리량 등 정보의 검지(센싱) 및 이의 변환기술은 절대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돼, 이제 곧 도래하는 21세기의 산업계는 첨단센서의 각축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반도체와 함께 센서가 2000년대 핵심산업의 하나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한다.

통상산업부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지난 95년 2백40억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되는 세계 센서시장은 오는 2000년까지 평균 9~10%씩 성장, 시장규모가 3백63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 중 미국시장이 1백43억달러로 전체시장의 40% 정도를 차지하고, 유럽연합(EU)과 일본이 각각 1백2억달러와 66억달러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90년 이후 연평균 18%씩 급성장하고 있는 국내 센서시장은 지난 95년의 2억5천만달러에서 센서시스템 시장확대에 따라 2000년에는 약 6억6천만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센서별 시장동향을 보면 우선 각종 가전제품을 비롯해 보일러, 자동차, 철강, 섬유, 화학공업 등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 온도센서의 경우 세계시장은 지난 95년에 약 38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며, 매년 6~7%씩의 성장을 하고 있다. 현재 온도센서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은 서미스터와 열전대로, 특히 서미스터는 고감도, 고응답성, 안정성 및 회로가 간단한 장점 때문에 그 사용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 부문에서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는 제조업체로는 무라타, 마쓰시타전자부품, 이시즈카, 유니존 등의 일본업체와 독일의 지멘스, 네덜란드의 필립스 등이 꼽히고 있는데 최근에는 일본업체들을 중심으로 고정밀도, 저소비전력, 내열성 등을 향상시킨 표면실장부품(SMD)형 칩서미스터의 개발 및 판매가 활발하다.

이에 반해 국내에서는 지난 80년대 중반부터 동광센서공업, 제임스텍(구 시바우라) 등 센서 조립업체의 등장과 함께 비롯해 부온도계수(NTC)서미스터 부문에서는 태평양시스템, 대우전자부품, 성현엔지니어링 등이, 정온도계수(PTC)서미스터 부문에서는 자화전자, 동양산전 등이 소자를 생산, 공급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기술수준은 일본의 30%, 미국의 40% 수준으로 이 분야 기초기술 확보가 선결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자동차, 자동제어, 반도체 제조분야 등에서 지속적인 수요증가를 보이고 있는 압력센서도 세계 시장규모는 지난 95년에 17억달러를 기록, 연평균 7% 정도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 중 반도체압력센서가 19%, 부르돈관식 압력센서가 17%, 전자식 압력센서가 15% 정도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들은 최근 기계식이나 전자식보다 소형, 저가, 고신뢰성, 고감도의 특성을 지닌 반도체압력센서에 개발비중을 두고 있다. 그러나 국내의 연구, 개발수준은 다른 분야에 비해 활발하지 못한 실정인데다 미국, 일본, 유럽지역 선발업체들이 이 분야의 기술을 독점하고 있고 기술적 노하우의 공개 및 이전을 기피하고 있어 향후 국내업체들은 고정밀 특수용 전자식 압력센서 및 반도체압력센서, 광섬유압력센서 등 신기술 개발을 통해 수입대체에 적극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토목, 건축, 조선, 해양구조물, 항공산업 등의 발달로 각종 하중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신뢰성이 높고 측정의 자동화가 용이한 하중센서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세계 하중센서시장은 지난 95년에 2억2천만달러에 달했으며 이 중 로드셀이 74% 정도를 차지해 하중센서시장은 로드셀시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이 로드셀은 앞으로도 많은 분야에서 수요증가가 예상되고 있으며 전체 하중센서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확대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프루빙 링(Proving Ring), 로드셀, 스트레인게이지, 토오크셀 등을 상품화해 선보이고 있으며 새로운 소재를 이용한 하중센서나 여러가지 힘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멀티센서를 비롯해 항공기, 자동차, 로봇 산업에 쓰이는 특수한 형태의 하중센서를 속속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지난 95년 세계시장 규모가 31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량, 유속센서도 석유화학, 가스, 환경산업 등의 플랜트분야에서 향후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며 반도체 라인의 純水 공급라인이나 액체, 식품공업에서도 꾸준한 수요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또한 기존의 용적식, 면적식 등의 기계식 센서가 점차 차압식, 열식, 초음파식으로 전환되고 있어 머지않아 공정관리의 전자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시장도 지난 95년에 2백억원에 달해 전체 센서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은데다 단가나 공급량 및 시장규모로 볼 때 국산화가 시급한 품목이라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업체들이 이 분야의 경쟁력을 갖추려면 지금까지처럼 중저급 유량, 유속센서를 주로 생산하고 고가의 외산제품을 수입, 공급하는 데서 벗어나 자체 고유모델 개발 및 고정밀급 제품에 대한 기술개발을 서둘러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기술력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지적한다.

레벨센서 역시 정유, 수처리 및 발전소 등 중화학공업의 산업현장에서 많이 사용되면서 지난해에 전세계적으로 18억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 매년 9% 정도의 높은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 시장도 국내업체들은 자체 개발상품에 의한 시장공략보다는 요소부품의 수입에 의한 단순조립 형태의 생산방식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어 앞으로의 집중적인 기술적 투자가 필요한 부분이다.

정밀기계공업, 공장자동화, 계측, 제어분야 등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고 특히 공작기계, NC선반, 공업용 계측기 등에서 사용량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길이, 변위 센서는 작년기준으로 약 18억달러 시장을 형성, 연간 8.5%의 시장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성장의 대부분은 높은 기술력을 가진 미국, 독일, 일본 등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국내의 기술력은 선진국에 비해 매우 취약하며 측정방법, 기구의 설계기술 및 생산기술은 특히 낙후돼 있는 실정이다.

산업사회가 고도화됨에 따라 일반 가정에서부터 생산현장에 이르기까지 각종 가스의 사용이 크게 늘어나고 있어 직, 간접적으로 피해를 줄 수 있는 가스를 사전에 검지해 대처할 수 있는 수단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스센서의 세계시장은 지난해에 약 15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매년 10% 정도의 높은 신장률을 보이며 그 규모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가스센서는 다른 센서에 비해 높은 비율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고 있어 국내에서도 학계 및 연구소를 중심으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연구기관과 생산기업의 유기적인 협조관계가 원만치 않아 산업화는 지지부진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지난해에 세계시장이 약 4억달러로 다른 센서에 비해 상대적으로 협소한 것으로 나타난 습도센서의 경우도 측정대상의 가치 또는 위험성이 없어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적용분야가 적고 전범위에 걸쳐 일정한 정밀도를 가진 센서개발이 어려워 그동안 시장성장률이 비교적 낮았으나 최근 보다 쾌적한 환경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요구와 소형화, 집적화해 가는 전자부품의 기능향상 등으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협소한 국내시장 여건, 원재료의 국내조달 어려움, 성능평가에 필요한 설비의 낙후로 일부업체가 가습기 및 냉난방기의 습도를 조절하는 고분자식 습도 센서를 선보이는 데 그치고 있다.

이처럼 현재 국내 센서산업은 전반적으로 컴퓨터나 통신에 비해 상당히 낙후돼 있다. 그러나 계측기술 및 자동화기술의 핵심인 센서기술은 고도의 시스템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이라는 명제아래 국제 기술경쟁의 초점이 되고 있으며,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센서기술을 산업경쟁력의 기초요소로 파악하고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육성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의 대통령특별자문위원회의가 지난 91년 의회에 제출한 「22개 추가 핵심기술」 보고서에서 감지장치 및 신호처리 기술을 선정한 것은 좋은 예다. 주요 선진국에서는 이같은 정책적 지원 등에 힘입어 센서산업이 정보시대의 핵심산업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현재 세계 센서시장은 미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선진 5개국이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90년대에 접어들면서 연구개발이 본격화된 국내업체들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1.5%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다. 그나마도 국내시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센서의 70% 이상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을 정도로 기술인력과 기반기술이 취약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국내 센서시장을 활성화하는 데는 우선 절대 부족한 센서기술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효과적인 협동연구를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센서기술 후발국으로서 선진대열에 조속히 진입하기 위해서는 향후 정부의 정책지원과 중장기 계획수립, 기업의 적극적 투자 및 생산, 대학의 우수인재 양성과 연구개발 등을 통해 전반적인 기반을 쌓아나가는 것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주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