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文洙 한국통신 네트워크본부 기술기획국장
지금까지 서로 다른 영역에서 발전해왔던 컴퓨터, 통신, 미디어 처리기술이 디지털기술을 매개로 점차 하나로 통합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단일 매체를 통해 음성, 그래픽, 영상 등 여러 형태의 정보처리가 용이해지고 있으며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통한 양방향 통신도 조만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보수집, 교육, 쇼핑, 오락 등 일상생활 전반에 영향을 주어 새로운 통신서비스에 대한 욕구가 점차 일반화해 인터넷을 이용하는 계층도 점차 다변화, 대중화함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독립된 영역으로 발전해왔던 콘텐츠산업이 점차 통신서비스 분야로 확산될 전망이며 통신서비스를 이용하는 환경도 개인과 개인간 통신에서 다자간 통신으로 변화돼 가상적인 공동생활 공간(Cyber Space)이 형성되고 있다.
사이버(Cyber)의 사전적인 의미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진」이란 뜻으로 「가상」이란 포괄적인 의미로서 흔히 사용된다. 가상적인 생활공간의 의미로 사이버 스페이스가 등장해 하나의 보통명사로 사용되고 있으며 여기에는 「가상현실」이란 개념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즉 멀리 떨어져 있는 사용자들이 논리적인 가상의 3차원 공간에서 서로 만나서 일상활동을 함께 할 수 있는 환경이라 정리할 수 있다.
3차원 다자간 통신을 이용한 사이버 스페이스의 초보적인 형태로 3차원 채팅이 있으며 사이버쇼핑몰, 가상교육, 가상여행, 가상회의 등의 다양한 응용서비스가 가능하다.
상점, 전시관, 학교, 카페, 은행 등 일상적인 환경을 고루 갖추고 사용자들도 이러한 환경에서 자신을 대신하는 분신을 이용해 이웃과 대화를 나누고 일상생활을 즐기게 되는 사이버 스페이스 시대의 도래를 눈 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사이버 스페이스에서는 가상 쇼핑몰을 방문한 사용자가 친구와 대화를 나누며 원하는 상점에서 3차원으로 진열된 상품을 볼 수 있으며 상품지식을 가진 점원의 도움으로 설명을 듣고 질문도 할 수 있다.
가상에서 만들어진 경복궁을 방문한 사용자도 다른 여행자와 대화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관람하고 박물관 전시물에 대해 도우미의 설명을 듣고 질문도 가능하다.
또한 가상공간을 통해 지역과 나라를 초월한 수출입이 일반화하는 등 경제환경도 일대 변혁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것이 모두 가고 싶은 곳을 직접 방문하고 것과 같은 현실감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사이버 스페이스는 고부가가치 통신사업인 멀티미디어 콘텐츠와 네트워크를 이용한 대표적인 서비스로 이에 필요한 네트워킹, 컴퓨팅, 가상현실 등의 기술은 정보통신 서비스의 근본이 되는 기술로 부상할 것이다. 이를 입증하듯 BT, AT&T, NTT, 에릭슨 등 선진 외국의 유수한 통신회사에서는 사이버 스페이스를 이용한 응용서비스를 미래의 핵심 사업으로 보고 관련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이버 스페이스는 이제 첨단을 연구하는 실험실 환경에서 벗어나 인터넷과 같이 일반적인 서비스로 대중에게 접근할 것이므로 우리도 급변하는 세계 통신시장의 조류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사이버 스페이스를 연구 대상이 아닌 실질적인 통신서비스 상품으로 준비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