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정보화 역기능 "위험수위"

정보 인프라 구축과 이의 활용 인구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역기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예상외로 심각한 상황」이라는 구체적 통계 수치가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정보 사회의 대표적 역기능 중 하나인 해킹의 경우 지난해 이후 무려 1백92건이 발생했고 최근 청소년들의 사회 문제화 되고 있는 국제폰팅으로 인해 해외로 유출되는 돈이 지난해만도 1백3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킹은 국내 전산망과 관련된 부분만 집계한 것이어서 개인 ID를 비롯한 개인 사설 정보, 휴대폰 해킹등 정보통신 전반을 포함할 경우 그 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고 국제 폰팅으로 유출되는 규모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이같은 내용은 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보호센터가 이번 국정감사에 제출한 자료에서 밝혀졌다. 정보화 사회의 신종 범죄인 해킹과 청소년들의 불건전 이성 교제 창구화 하고 있는 국제 폰팅이 이처럼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는 것은 무엇보다 「범죄 의식」없이 접근하는 자세에 잇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해킹은 법률상 중요한 범죄 행위로 규정하고 있고 검찰과 경찰등 사법 당국에도 전담 수사팀이 구성돼 있을 정도로 체계가 갖춰져 있지만 정작 해커들은 해킹 자체에 대한 죄의식이 거의 없다.

오히려 자신의 컴퓨터 실력을 드러내기 위한 과시욕에서 이를 즐기거나 심지어 라이벌 단체나 기관에서 해킹 공격을 당할 경우 이에 대한 보복으로 상대방 전산망을 해킹하기도 한다.실제로 얼마전 국내 명문대학생들간에 상대방 전산망을 서로 해킹하는 일로 화제를 뿌린 적도 있었다. 여기에는 해커를 영웅시하는 컴퓨터 매니아들의 일반적 풍토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지난해 이후 발생한 총 1백92건의 전산망 해킹 사건 가운데 「자료 변조」 「유출」 「파괴」 「관리자 권한 도용」 「시스템 정지」등 심각한 피해 사고로 분류되는 것만도 73건에 이른다.

흥미로운 것은 외국 해커들의 등장. 올들어서만도 외국해커가 국내에 침입, 적발된 건수가 7건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인터넷을 비롯, 각종 학술 연구 전산망들이 대부분 국제 네트워크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앞으로는 해외 해커들에 의한 국내 전산망 해킹이 훨씬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청소년들이 주로 사용하는 국제 폰팅은 이미 「우려」 수준을 넘어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한해 동안 모두 1천3백90만7천분의 통화량에 1백38억2천만원의 이용료를 지불해던 것이 올 상반기에만 벌써 이를 상회하는 1천7백95만분, 1백76억2천만원에 이르러 가뜩이나 통신부문 무역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또하나의 적자 심화요인으로 등장했다.

국네 폰팅은 수백만원의 전화요금 통지서를 받아들고 경악한 부모들이 전화국에 문의를 해야 비로서 밝혀질 정도로 청소년들에게는 은밀하게 이루어진다. 가끔 그 폐해가 언론에 보도되기 하지만 딱히 규제할만한 현실적 방안이 없어 속수무책인 형편이다.

국제 폰팅 사업자들이 한국 시장을 얼마나 중시하는지는 각종 매체에 등장하는 이들의 광고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국내 신문이나 잡지는 거의 매일 국제 폰팅 서비스 안내 광고가 선보이고 최근에는 아예 위성 방송에까지 진출했다.

최근 위성 과외 방송으로 청소년층의 위성 방송 시청이 급증하면서 심야 시간대에는 이들을 겨냥한 광고가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높은 홍콩 스타 TV에는 아예 광고를 한국어로 제작,청소년들의 호기심을 「국제적(?)」으로 자극하고 있다.

물론 정부는 정보통신윤리위원회를 통한 조사 심의와 국제 폰팅 서비스 번호를 전화 교환기에 수록만하고 접속을 차단하는 작업을 병행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효과적으로 제어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형편이다.국제 폰팅 서비스의 개설과 운용이 너무 간단해 사업자들은 차단당하면 또다른 번호와 이름으로 서비스를 계속하기 때문이다.

<이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