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중소기업시대 (54);광명과학사

『제품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국산 시험기기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 나갈 것입니다.』

전자소자, 시스템의 완성도와 신뢰성을 높이는 각종 환경시험기기의 국산화에 앞장서고 있는 광명과학사(대표 박순흥)는 지난 82년 설립이래 지금까지 시험용 계측기기 한 우물만 파온 환경시험기기(CHAMBER) 전문제조업체다.

사업초기에 항온항습조 등 이화학기기를 국산화한 이래 현재까지 생산한 시험기기 종류만도 2백여가지가 넘는다. 한마디로 다품종 소량생산체제에 걸맞는 기업이다.

주요 생산품목은 항온항습조, 열풍건조기, 열충격시험기, 진동시험기, 염수분무시험기, 내구성시험기, 특수시험기 등이다.

요즘처럼 제품의 신뢰성이 쟁점화되는 시기에는 시험기기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진다. 부품에서부터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각종 내구성을 시험하기 위해서는 시험기기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항온항습조의 경우 반도체, 전자, 항공, 자동차 분야의 부품 및 시스템에 대해 연구개발 단계에서부터 가열, 가습, 제습, 냉동 등 환경시험에 꼭 필요한 장비다.

진동시험기도 시제품 개발부터 공정 중의 평가시험, 라인검사, 내구성 시험, 수송 중 진동시험 등 소형 전자부품에서 대형 전자기기에 이르기까지 성능테스트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계측기기 외길만을 걸어온 박순흥 사장은 『그동안 국산 시험기기가 관련업체의 영세성과 기술축적의 빈곤으로 불신을 받아 온 것이 사실』이라며 이를 타파하기 위해서라도 『기술축적에 주력, 세계적인 규격품 생산에 적합한 시험장비 생산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한다.

이 회사는 여타 통신장비 사업에 비해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지는 않지만 한가지 제품개발 프로젝트에 정부 보조금을 포함해 많게는 8억원까지 연구개발비를 쏟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외산에 의존해오던 첨단 환경시험기기들의 국산화의 선두주자로 꼽히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반도체 소자를 회로기판에 연결하는 기술의 일종인 BGA(Ball Grid Array) 제조공정에서 열처리 및 고온수명, 열노화 시험 등에 쓰이는 열풍건조기를 처음 국산화했다.

특히 공기조화기, 전기공조기 등 기존 각종 주요 시험기기들을 장비 한대에 결합한 환경시험용 종합측정장비 「칼로리미터(CALORIMETER)」 개발에 나선 가운데 조만간 시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 칼로리미터는 전기공조기의 사용시간별 에너지 효율시험 및 패키지 에어컨 표준성능시험, 온도측정, 팬 성능시험 등에 쓰이는 복합환경시험기기다.

박 사장은 『지금까지 선보인 시험기기들은 거의 1백% 국산화했지만 주요 부품 및 소자들은 일본 등 외국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전자산업의 발전이 병행된다면 국산 시험기기의 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또 그동안 국산화 및 장비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92년 중소기업 기술혁신부문 대통령 표창을 비롯해 우수기계업체로 상공부 장관상을 수상했고 우수기계상과 우수발명품 전시회 은상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상을 받았다.

현재 국내에서 시험기기 업체를 경영하는 사업가들도 대부분 이 업체 출신이다.

광명과학사는 연중 지금이 가장 바쁜시기인 데다 동남아국가의 주문에 공급일정을 맞추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또한 내수시장 위주의 판매전략에서 탈피, 화학산업을 비롯해 전자, 자동차산업에서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및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홍콩, 태국 등 동남아지역에서 제품의 신뢰성 향상을 위한 환경시험기기들의 수요가 늘고 있는 데 발맞춰 해외수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 수출비중을 전체매출의 30∼35%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지난 15년간의 시험기기 제조경험을 살려 환경시험장비 전문개발업체로 위상을 확고히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히는 광명과학사의 행보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