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사업으로는 세계 최대규모의 디지털 케이블TV용 컨버터 공급물량이 될 것으로 평가되는 「네트브라질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 한, 미, 일 3국의 컨버터 업체들간에 막판 수주전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네트브라질 프로젝트는 세계 최초로 전국을 하나의 망으로 연결하는 대규모 디지털 케이블TV 방송을 위해 설립된 네트브라질사가 이 방송에 필요한 컨버터 독점공급업체를 선정하는 사업으로 컨버터 공급량이 방송 첫해에 50만대를 포함해 향후 5년간 5백만대 정도, 금액으로는 약 6천3백억원(7억달러, 네트브라질 추정)에 이르는 대규모 물량이다.
네트브라질은 브라질의 각 주에 있는 케이블TV 방송국이 공동으로 참여하고 리우데자네이루의 멀티카날(CANAL) 케이블TV 방송국이 최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컨소시엄 형태의 회사로 내년초까지 디지털 컨버터 공급업체를 선정하고 내년 6월부터 디지털방송을 실시한다는 기본 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다.
그동안 디지털 케이블TV 방송은 미국 등에서 일부 지역에 소규모로 실시된 적은 있으나 이처럼 전국 규모로 대대적으로 실시하기는 브라질이 처음이다. 이 회사가 도입하는 디지털 컨버터는 디지털과 아날로그 방송을 동시에 시청할 수 있고 VOD 및 인터넷 접속 등 부가기능을 두루 갖춘 제품이다.
네트브라질은 이에따라 전세계 80개사가 참여한 가운데 공개입찰을 실시해 1차에서 40개사, 2차에서 8개사를 선정한 데 이어 3차로 미국의 GI와 SA사, 일본의 NEC, 한국의 삼성전기 등 세계 굴지의 4개사로 압축해 놓은 상태다.
네트브라질은 또 이 4개 컨버터 업체를 대상으로 11월중 기술평가를 실시, 2개사를 선정한 후 내년 1, 2월경 최종 공급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네트브라질 컨버터 입찰이 최종 단계에 들어섬에 따라 이들 4개사가 불꽃튀는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 컨버터 업체들이 이처럼 수주경쟁을 벌이는 것은 우선 사업권을 따낼 경우 엄청난 물량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네트브라질이 추정하는 수요 7억달러가 다소 과장됐다고 해도 이에 버금가는 상당한 물량이 될 것으로 보이며 특히 독점공급권을 갖기 때문에 이 수요를 모두 독식할 수 있다.
또한 이번 네트브라질 프로젝트가 세계 최초의 대단위 디지털방송이란 점에서 이 사업에 참여할 경우 향후 다른 국가에서 도입하는 디지털방송의 컨버터 입찰에서도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점도 컨버터 업체들을 자극하고 있다.
이에따라 미국의 2개사는 미국내 디지털 시험방송에 자사의 컨버터를 적용한 경험을 내세워 수주에 나서고 있으며 삼성전기 역시 11월 시험에 맞춰 막바지 제품개발을 진행하는 등 집단 투숙하면서까지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태다.
불과 3∼4개월 앞으로 다가온 네트브라질 프로젝트의 최종 컨버터 공급업체 선정에서 어느 회사가 승리자가 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