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국산 주전산기 전시회(타이콤소프텍스, TICOMSOFTEX 97)가 「중대형 컴퓨터 기술의 국산화」란 기치를 내건 국산 주전산기의 모든 것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자리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타이콤소프텍스에 출품된 주전산기들은 모두 지난 10년간 투입된 총 6백35억원의 연구개발비와 연 인원 1천5백여 연구진들이 흘린 땀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3세대 국산 중대형 컴퓨터로 불리는 「주전산기Ⅲ」는 과거 1, 2세대 국산 주전산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성능이 향상된 것은 물론 그동안 국내 사용자들로부터 원성을 사온 사용상의 불편을 해소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산 주전산기 4사 가운데 삼성전자(#106)는 이번에 국산 주전산기Ⅲ인 「SSM-8000」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1백66∼2백㎒급 인텔 펜티엄 프로세서 2개와 5백12MB의 캐시메모리가 한 조로 구성된 중앙처리장치(CPU) 보드를 최대 10개까지 장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한 2GB의 메모리와 최대 16개의 버스 슬롯 등 다양한 입출력장치를 갖고 있어 대규모 온라인 트랜잭션 업무도 소화해낼 수 있다.
LG전자(#107)는 이번 전시회에 국산 주전산기Ⅲ로 개발한 「LG시스템30000」을 출품, 중대형 컴퓨터의 기술적 완성도 면에서 관람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개방형 구조의 유닉스시스템인 「LG시스템30000」은 최대 1천24명을 동시에 지원할 수 있도록 대칭형멀티프로세싱(SMP) 방식으로 설계돼 있으며, 1백33∼2백㎒급 인텔 펜티엄 프로세서를 최대 20개까지 탑재할 수 있다. 이 제품은 특히 성능향상시 기존의 보드교체 방식에서 탈피해 CPU칩의 모듈화를 통해 다순히 칩의 교체만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대우통신(#105)은 이번 전시회에 「DTC 10000」을 출품했다. 「DTC 10000」은 인텔의 1백66∼2백㎒급 펜티엄 프로세서를 SMP방식으로 20개까지 확장할 수 있는데다 「유닉스웨어 2.0」을 운용체계로 갖고 있다. 또 이 제품에는 대우통신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방화벽시스템이 이식돼 있는 것도 특징이다.
현대전자(#104)는 독자기술로 개발한 중대형 컴퓨터 확장기술(AMX:Adaptive Memory Crossbar)을 이용해 설계한 신국산주전산기(모델명 하이서버UX 9000)를 전시, 주전산기 4사 가운데 관람객들로부터 가장 많은 관심을 유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산 주전산기Ⅲ의 후속모델인 「하이서버UX 9000」은 국내 중대형 컴퓨터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제품은 전세계 유닉스서버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개발, 채용하고 있는 시스템 확장기법중 최고난도 기술 가운데 하나인 AMX를 채용했다.
현대전자는 이 기술을 기반으로 2백㎒급 펜티엄 프로칩 2개가 탑재된 보드를 최대 4개까지 연결, 단일시스템처럼 운영할 수 있도록 해 기존 SMP의 시스템확장 한계성을 극복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타이콤소프텍스에 국산 주전산기Ⅲ와 신국산 주전산기를 출품한 4개 업체는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그동안 소홀했던 민수시장 및 해외시장 개척에 본격 나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