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류] 가전업계, 상품 개발 기간 단축 추세

가전제품을 새로 개발하는 데 걸리는 기간이 단축되고 있다. 2,3년 전만 해도 새로운 가전제품을 개발하는 데 2년 가까이 걸렸는데 최근에는 1년 안팎으로 짧아졌다.

이는 가전업체들이 저마다 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상품개발 체계를 개선했기 때문이다. 특히 업체마다 컴퓨터 통합생산시스템을 적극 활용하면서 개발 기간을 더욱 단축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새로운 가전제품이 나오기까지 상품기획, 연구개발, 제조 등의 각 단계를 거쳐야 했다. 상품기획 부서에서 새 가전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짜내면 해당 제품 연구소와 설계실은 기술적인 적용 가능성을 검토한다. 여러번 금형 제작과 시제품 개발 끝에 수정, 보완하고 상품화 결정을 내리면 제조 단계로 넘어간다. 여기에서도 여러번 시험 생산과 재생산을 거친 끝에 문제점을 개선한 후 양산에 돌입한다.

그런데 요즘 가전업체들은 이같은 개발 단계를 엄격히 밟지 않는다. 아예 초기 상품기획 단계에서 연구개발, 제조 등 연관 부서를 모두 참여시킨다. 또 금형과 시제품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대신하거나 한번 정도 만들 뿐이다. 시험생산도 거의 재생산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양산에 들어가고 있다.

가전3사는 최근 상품기획 단계부터 제조까지 상품기획, 설계, 제조, 구매, 품질, 마케팅 등 모든 분서의 실무자가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의사 결정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고 발생할 문제점도 더욱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세 회사는 또 연구개발 분야도 상품화에 무게중심을 두는 체제로 나아가고 있다. 지금까지는 제품연구소와 설계실이 연구와 개발기능으로 엄격히 분리됐었는데 점차 그 기능이 통합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LG전자가 올해 전자레인지 신제품을 만들면서 그룹의 중앙연구소와 전자레인지용 센서를 공동 개발한 것은 그 대표적인 예다.

그동안 만들어 놓은 제품을 팔기만 하면 됐던 마케팅분야도 최근 상품기획은 불론 연구 개발과정에 깊숙히 관여하고 있다. 가전업체들은 시장과 연구소의 거리를 좁히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가전 3사의 한 상품기획 관계자는 『정체된 가전시장에서 특화돼 생기는 신규수요를 적극 공략할 필요성이 높아졌으며 여기에는 무엇보다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제품을 내놓는 게 관건』이라며 제품개발 기간을 단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