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에선 미니디스크(MD)가 일본 오디오시장을 주도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당시 침체됐던 일본 오디오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업체들의 작전이 성공한 것이다.
소니가 92년 11월 MDP를 처음 출시한 이후 일본의 MDP 시장은 급팽창하기 시작해 94년 28만대가 보급됐으며 95년엔 78만대, 96년엔 2백40만대 보급됐고 올해엔 4백만대가 보급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국음향기기연구조합이 발표한 자료에서도 MDP시장은 낙관적이다. MDP는 올해 전세계적으로 4백86만대가 보급되고 내년엔 9백88만대, 2001년엔 3천6백39만대가 보급될 것으로 추정돼 연평균 66.8%의 고속신장을 기록할 것으로 음향기기연구조합은 전망하고 있다.
이같은 시장의 성장가능성을 반영, 지난 8월말 독일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AV전시회인 「97 IFA 베를린」에서도 다양한 종류의 MDP가 선보여 전세계 AV관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일본 업체들은 자국내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MD사업을 전세계로 확대한다는 야심을 내비친 것이다.
이 전시회에서 소니, 샤프를 비롯한 8군데의 일본업체들은 MD를 주제로 휴대형, 거치형, 미니컴포넌트 및 마이크로컴포넌트 복합형, 차량용 MDP를 대거 출시했으며 샤프에서는 특히 MD를 디지털 카메라용 메모리로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여 MD를 타 전자분야로 확대시킬 수 있는 가능성도 타진했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했던 국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럽지역의 오디오 가격은 매년 10% 가량 떨어지는 추세이며 유럽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일본 업체들은 이같은 현상을 방지하고 신규 수요를 발굴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MDP 관련제품을 대거 출시한 인상이 짙었다』고 말했다.
국내 오디오업체들도 MD로 침체된 내수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주기 위해 올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MDP를 선보일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미 한국샤프는 지난해 일본샤프의 휴대형 MDP를 수입해 판매하고 있으며 용산전자상가 등지에서 소니의 휴대형 MDP 공디스켓 등이 판매되고 있는 것도 국내 MD시장 활성화에 나름대로 기여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현재 국내 업체 가운데 MDP에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업체는 해태전자. 이 회사는 그룹 회장의 지시로 MDP사업에 본격 참여하게 됐으며 일본업체와 제휴해 곧 길이 4백40㎜짜리 거치형 MDP를 시작으로 올 연말까지 3개 모델의 MDP를 출시할 계획을 잡고 있다. 해태전자는 또 이 가운데 하나를 자사 오디오 공장에서 조립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공급한다는 계획을 수립했으며 연간 3천∼6천대 가량 제품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태전자의 한 관계자는 『종전까지 MDP 보급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던 음악용 소프트웨어 문제는 새한미디어의 MD생산 본격화 및 일부 업체들의 음악용 MD 수입 등으로 해결되고 있다』며 『게다가 최근엔 인터넷, PC통신 등에서 음악용 파일인 MP3 등의 공급이 활성화돼 소프트웨어 확보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새한미디어의 경우 이미 지난 7월부터 공MD 양산에 들어가 현재 월 1백만개씩 일본에 수출하고 있으며 국내 업체의 요청이 있을 경우 언제든지 국내에 공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밖에 아남전자, 태광산업 등 오디오 전문업체들과 LG전자, 삼성전자 등도 MDP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어 내년 상반기경에는 대다수 업체들이 1~2개의 MDP를 선보일 전망이다.
LG전자의 경우 올 1월 MDP의 연구개발을 위해 특별팀 구성했다가 9월경 해체했으나 MDP 연구를 계속 진행해 내년엔 거치형, 99년엔 휴대형 제품 발표할 계획이다. 아남전자, 태광산업 등도 일본 업체들과 기술제휴를 맺고 제품 출시시점을 언제로 잡느냐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디오부문이 회사 매출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오디오 전문업체들 일수록 MDP를 빨리 출시해야 지금의 매출부진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