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00년까지 케이블TV 정책기조 고수

정부는 케이블TV에 대해 장기적으로는 자유시장 경쟁원리를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나 국내 케이블TV산업이 출범 2년여밖에 되지 않은 점을 감안, 2000년경까지는 지금처럼 3분할 체제 등 기본틀을 유지하면서 발전을 유도하기 위한 규제와 간섭을 지속할 방침이다.

인병택 공보처 방송행정과장은 지난 8일 열린 「종합유선방송 종사자 워크숍」에서 겸영문제와 티어링문제, 방송발전기금 운용방안 등 업계 주요 관심사에 대해 이같은 기조의 정부입장을 밝혔다.

이날 공보처는 복수종합유선방송국 겸영(MSO), 수직적 결합, 복수프로그램 공급사 운영(MPP) 등 소유구조 개방과 관련해서는 허용되는 것이 앞으로의 방향이기는 하지만 MSO의 경우 현행법상 불법이기 때문에 법이 개정되기 전에는 수산중공업의 겸영에 대한 제재조치와 같은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새 통합방송법이 통과되더라도 2, 3개 내외에서 MSO를 허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데 소유권을 주고 받는 형태보다는 현재 인천지역 4개 SO가 실시하고 있는 형태의 공동경영 및 마케팅 형태로 유도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SO와 PP를 겸영하는 수직적 결합에 대해서도 공보처는 허용하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지만 새 방송법에도 누락돼 있어 사실상 규제대상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PP간의 겸영은 이미 허용돼 있는 데다 이로 인한 인력활용, 경영비용 절감효과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보처는 또한 SO가 채널을 취사선택해 패키지화 하고 이를 통해 시청료를 차별화하는 티어링제도 도입은 장기적으로 업계가 가야 할 방향이며 이제 검토돼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판단, 2차 SO의 개국을 전후해 정부의 명확한 방침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에 앞서 파일럿 프로젝트를 시행, 기본채널 대상과 형태에 따른 패키지 가격, 프리미엄채널의 위상 등 티어링에 필요한 각종 사안을 점검할 계획이다.

공보처는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프로그램 공급사에 대해서도 자금지원과 법령개정을 통한 간접지원 등 2가지 지원방안을 제시했다. 자금지원은 2차 SO가 내놓은 방송발전기금 2백억원을 PP에 융자, PP의 프로그램 제작비 또는 PP간의 공동 프로그램 제작비 등으로 사용하게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법령지원 측면에서는 통산부 등 관련부처와 협의를 통해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특별조치법」의 영상산업부문에 케이블TV를 포함시켜 케이블TV업체들이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한편 인 과장은 SO, PP, 전송망사업자(NO)들이 경영합리화를 적극 추진해야 하며 PP들도 전문성을 확립할 수 있는 프로그램 제작 등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현재 개국을 준비하고 있는 2차 SO들도 시설과 인력을 최소화하는 대신 마케팅 위주의 영업에 주력할 것을 당부했다.

<박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