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가, 위성과외 特需 못누렸다

최근들어 전자상가 업체들이 위성과외 전자제품 특수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월 25일부터 위성과외가 본격 실시되면서 한동안 호황을 구가할 것으로 예상됐던 TV, VCR, 위성수신기, 프로젝션TV, PC 등 관련 전자제품들의 수요가 최근 제품별로 수요 침체 내지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13일 전자상가에 따르면 지난 8월 25일 본격적인 위성과외 실시를 전후해 한동안 각 매장에는 TV, VCR, 위성수신기, PC 등 관련 전자제품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의 방문이 많았으나, 최근들어서는 매장방문 고객들의 발걸음이 뚝 끊기면서 위성과외 관련제품의 수요가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전자랜드21는 위성과외에 필요한 25인치 이하 TV의 경우 지난 8월 7천대 판매에서 9월에는 이보다 5백대가 더 팔린 7천5백대로 다소 늘어나는 듯했으나 현재까지 이들 제품은 1천3백50대가 판매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9월 들어 결혼시즌을 맞아 혼수가전의 매출이 늘어난 것을 고려해볼 때 실질적으로 위성과외방송의 영향으로 늘어난 매출은 미미한 것이다.

VCR의 경우도 지난 8월 2만7천5백48대 판매로 7월에 비해 10% 이상 늘어났으나 9월 들어 8월에 비해 7천5백여대 감소한 2만39대가 팔렸으며 10월 들어 현재까지 4천5백92대의 판매에 그쳤다.

이밖에 데스크톱PC도 8월 4천2백대 판매에서 9월에는 3천8백대로 줄었으며 이달 현재까지 4백98대 판매로 위성과외방송으로 인한 호재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이는 다른 매장에서도 비슷한 추세인데 제품에 따라서는 지난 8월 이후 9월 말부터 지난달 대비 20% 이상의 수요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상가업체들은 위성과외 시작이후 폭발적인 수요급증 추세는 보이지 않지만 꾸준히 수요가 늘고 있는 위성수신기 판매에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다.

상가의 한 관계자에 『위성방송이 시작된 지난 8월 한달동안 3백대 정도 판매된 위성방송 수신기가 9월 들어 4백대로 지속적으로 수요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제품가격인하 등 다양한 판매촉진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폭발적으로 수요가 확대됐던 위성과외방송 관련 전자제품들의 판매가 당초 예상과 달리 저조한 것은 방송시작 원년으로 아직까지 수능시험에 직접적인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고 기존 케이블TV가입자가 유선을 통해 위성방송을 시청하는 등 관련 전자제품 신규구입을 미루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경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