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주전산기 육성 방안

박봉균 한국컴퓨터연구조합 사무국장

국산 주전산기 개발사업은 지난 1987년 국가기간전산망조정위원회에서 행정전산망용 주전산기 개발계획에 의해 추진됐다. 원천기술 도입에 의한 주전산기Ⅰ(톨러런트)과 자체 기술에 의한 주전산기Ⅱ(타이컴), 수출 주력기종인 주전산기Ⅲ 및 고속 병렬컴퓨터인 주전산기Ⅳ 개발사업으로 이어지고 있는 이 사업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을 중심으로 대우통신,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전자 등 4개사가 10여년간 총 1천2백5억원의 연구비와 2천1백70여명의 연구원을 투입해 오고 있다.

수입에 의존하던 중대형 시스템의 수입대체를 통한 시스템산업의 육성, 발전과 이를 통하여 「작고 효율적인 전자정부」 구현을 목표로 한 이 사업은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 지원정책과 연구소, 학계, 참여기업이 합심 노력한 결과, 현재까지 1천80여대의 국산 주전산기가 주민, 부동산, 자동차로 대표되는 제1단계 행정전산망사업 및 시, 군, 구 전산화를 통한 지역정보화 활성화등에 투입되어 국가사회 정보화 기반 구축에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결실의 밑바탕에는 각가지 불편과 어려움을 감수하면서 묵묵히 국산 주전산기를 활용하고 아껴주신 사용자들의 애정이 함께 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으로 보인다.

이토록 사업초기 정부의 절대적인 육성지원책과 사용자들의 애정으로 보호받던 국산 주전산기사업도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및 정부조달협정 발효로 시장개방이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선진 경쟁제품과의 시장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향후 국가 정보화의 초석으로서 시스템 산업을 지속적으로 육성,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더욱 개선돼야 할 점이 있다.

첫째 제1단계 행정전산망용 주전산기 대체사업의 추진으로서 주민, 부동산, 자동차업무에 운영중인 1백60여대의 주전산기Ⅰ을 주전산기Ⅲ으로의 대체를 통해 안정적인 주전산기시장 창출은 물론 기존 시, 도 중심의 전산센터를 시, 군, 구 중심 체제로 개편, 지역정보화를 촉진시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구매입찰제도의 합리적인 조정으로서 국산 주전산기의 적정이윤이 보장될 수 있도록 주전산기, 주변기기, 소프트웨어, 통신 등을 포함한 총액 최저가 입찰방식에서 적정가격 입찰방식으로 전환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국가정보화 기본계획 등 대형 국책사업 추진시 개발장비로서 국산 주전산기를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개발단계에서부터 국산 주전산기에 의한 시스템 개발 및 시험으로 운영상 문제점을 최소화하고 이를 서비스로 자연스럽게 이행함으로써 신규 수요창출을 통한 산업육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넷째 전문 소프트웨어 업체의 지원 육성을 통하여 주전산기와 전문 소프트웨어 업체와의 연계 협력을 통한 동반자관계를 정립함으로써 국내 정보산업 전체의 수요창출 및 경쟁력 확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어야 할 것이다.

특히 정부가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연구개발비 중 일부를 국산 주전산기용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에 특별 지원해야 하고 나아가 구매입찰에서도 적정 이윤이 보장될 수 있는 방안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

다섯째 주전산기 생산업체에서도 지금까지 정부의 보호속에서 안일하게 추진해온 공공부문 중심 영업에서 탈피, 민수 부문등 신규 수요창출을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활동을 전개함은 물론 사용자의 다종다양한 요구사항과 불편함을 겸허히 수용하여 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국산 주전산기의 안정화 및 신뢰성 확보를 위해 지속적인 성능 개선, 개량 및 기술지원에 각고의 노력을 경주해 사용자로부터 더 더욱 사랑받는 국산 주전산기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