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주도권 경쟁" 치열

12.1인치 노트북PC의 출현 이후 관련시장의 주도권은 어떤 제품에 돌아갈 것인가. 최근 노트북PC의 화면 대형화 경쟁이 다시 점화되면서 향후 시장주도권이 어느 제품에 돌아갈 것인가에 관련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8월 13.3인치 TFT LCD 화면을 채용한 노트북PC 「센스 600」을 개발, 화면 대형화 경쟁에 불을 댕긴 데 이어 삼보컴퓨터가 지난달 말 14.1인치 대형 화면을 채용한 「드림북 이그제큐티브」를 발표하고 노트북PC의 화면 대형화 경쟁에 가세했다.

또 LG-IBM은 14.1인치 대형 화면을 채용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을 세워 놓고 있으며 이와는 별도로 미국 디지털사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공급하고 있는 14.1인치 제품의 국내 시판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대우통신은 13.3인치 TFT LCD를 채용한 제품을 올 연말 출시, 시판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들 주요 노트북 PC메이커는 현재 주력제품의 화면크기는 12.1인치. 그러나 앞으로 후속모델은 13.3인치와 14.1인치로 양분돼 과연 어느 제품을 소비자가 선호하느냐에 따라 관련업계 또한 희비가 엇갈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즉 삼성전자와 대우통신이 13.3인치 화면을 채용한 노트북PC를 차후 주력모델로 내세우고 있는 반면 삼보컴퓨터와 LG-IBM은 14.1인치 화면 채용제품을 주력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13.3인치와 14.1인치 노트북PC의 가장 큰 차이는 당연히 화면크기를 꼽을 수 있다. 13.3인치 화면이 데스크톱PC의 15인치 모니터로 비교할 수 있다면 14.1인치는 17인치 모니터 수준. 현재 데스크톱PC에서도 모니터 대형화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14.1인치 화면 노트북PC가 일단은 유리한 고지에 서있다.

가격문제에서도 14.1인치 화면 노트북PC을 출시하고 있는 업체들은 『두가지의 TFT LCD 모두가 LCD메이커에는 아직까지 주력이 아닌 부가적인 제품이어서 가격이 거의 비슷하며 완제품의 가격차이 역시 크지 않다』며 『때문에 앞으로 시장판도가 14.1인치 노트북PC를 출시하고 있는 메이커에 유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13.3인치 노트북PC를 내놓고 있는 업체들은 『휴대성이 생명인 노트북 PC에서 14.1인치는 큰 약점으로 작용한다』면서 『가격문제에서도 두 제품이 본격적으로 양산되는 내년 이후에는 경쟁력이 있는 13.3인치 제품이 절대적으로 우위에 설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처럼 12.1인치 이후 제품향방에 대해 양갈래로 나뉘는 것은 핵심부품인 TFT LCD 공급업체들의 방향이 뚜렷하게 잡혀져 있지 않기 때문. 즉 대부분의 TFT LCD 메이커들은 생산라인이 12.1인치에 집중돼 다른 크기의 제품을 주력으로 생산키 위해서는 생산라인을 교체해야 하는 탓에 본격적인 양산시기는 내년 하반기 정도라는 것. 따라서 현재 생산되고 있는 13.3인치나 14.1인치 TFT LCD는 특화제품으로 생산라인 일부에서 제조되는 한정제품인 셈이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노트북PC 생산업체들은 TFT LCD 메이커들이 주력 생산제품을 결정하기 이전에 시장의 흐름을 주도해야만 생산방향을 자사에게 유리하게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노트북PC의 화면 대형화 경쟁은 PC제조업체들이 어떤 마케팅전략을 구사하며 시장흐름을 주도해 나가느냐에 달려있다. 그리고 이같은 경쟁은 내년 상반기까지 갈수록 뜨거워질 전망이다.

<양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