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를 끄는 대작들의 기근현상이 계속되면서 대여용 비디오 업계가 끝이 안 보이는 불황의 늪에 빠졌다.
지난해만해도 11만8천장을 기록한 「쥬만지」를 비롯, 「미션임파서블」 「더 록」 「은행나무 침대」,「투캅스2」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브로큰 에로우」 「서든 데스」 등이 모두 8만∼10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하는 등 7만장 이상의 빅히트작이 28편에 달했다.
그러나 올들어서는 7만장 이상 판매된 빅히트작이 9월말까지 「인디펜던스 데이」 「트위스터」 「로미오와 줄리엣」 「볼케이노」 「롱키스 굿나잇」 「글리머맨」 「나이스 가이」 「흑협」 「랜섬」 「단테스 피크」 「비트」 「데이 라잇」 등 12편에 그쳐 지난해보다 절반이상 줄어들었다.
특히 올해는 히트작의 대부분이 상반기에 집중돼 3.4분기들어서는 히트작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하반기 대형 인기작(블록버스터)인 「베트맨과 로빈」 「콘 에어」 「쥬라기공원」 「멘 인 블랙」 등 4편의 흥행작을 포함해도 7만장 이상 판매작은 총 16편 정도에 그칠 전망이다.
따라서 대여용 비디오시장은 88올림픽을 계기로 폭발적인 신장세를 계속하다 지난 94년 시장규모가 3천억원을 넘어선 이후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해 올해는 작년(2천8백억원)보다 25%가량 줄어든 2천억∼2천2백억원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인해 비디오 시장은 구조조정기를 맞고 있다. 80년대 후반 3만5천개까지 과포화 현상을 보인 비디오대여점 수가 현재 1만7천개로 크게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대여점들의 반품으로 유통사의 재고량은 불어나 유통사 평균 재고율이 30% 이상에 이르면서 유통업체들의 경영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비디오 대기업들도 조직통폐합과 함께 인력감축에 나서 이미 삼성영상사업단이 2개의 브랜드를 단일화하고 대우계열 우일영상과 세음미디어가 마케팅 조직을 통합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이와관련 업계에서는 『앞으로 비디오와 함께 DVD 등 뉴미디어와 음반 등 영상소프트를 판매하는 대형 복합매장이 정착하고 대기업이 대여 체인 사업에 뛰어드는 등 유통변혁이 일어나지 않는한 비디오 시장의 불황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선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