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지역의 산불이 한달 이상 지속되면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인근 동남아 지역의 반도체공장이 연무현상으로 조업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초 발생한 인도네시아 산불로 연무현상이 심화되면서 싱가포르에 있는 테크세미컨덕터, 차타드, 히타치 등의 일관가공(FAB)라인은 물론 말레이시아와 태국 내 조립업체, 그리고 신에쓰 등 웨이퍼 생산라인 등의 클린룸 시설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반도체 제조공정의 생명인 수율이 청정도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만큼 클린룸의 성능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일반적으로 클린룸 시설은 작은 역풍에도 영향을 받을 정도로 민감하기 때문에 이번 연무는 클린룸 시설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현재 싱가포로 지역에는 TI와 싱가포르개발청, 캐논 등이 합작해 월 2백㎜(8인치) 웨이퍼 1만5천장을 가공할 수 있는 16MD램 생산라인과 히타치와 싱가포르개발청이 64MD램 생산을 위해 98년 본격 가동을 목표로 2백㎜ 웨이퍼 월 2만장 규모의 가공능력을 갖춘 전용공장을 건설중이다.
이밖에 총 2백㎜ 웨이퍼 5만장 가공 규모의 파운더리 전문업체인 차타드와 SGS톰슨 공장이 있으며, 말레이시아에는 인텔, AMD 등의 조립공장과 웨이퍼 전문업체인 신에쓰의 현지공장이 가동중이다.
이번 연무로 이들 공장 대다수가 매일 클린룸필터를 교환하고 있으나 아황산가스 등 수율확보에 치명적인 케미컬을 막기에는 어려워 일시적인 조업단축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반도체 3사의 한 마케팅 임원은 『클린룸 필터는 통상 먼지(파티클)만 제거할 뿐 미세한 분진상태의 케미컬류는 막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상태에서 생산된 웨이퍼와 칩은 성능과 수율면에서 크게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특히 이들 지역에는 D램 OEM업체들이 적지않아 D램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반사이익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경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