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블로이드 텔레비전 또는 트레시 텔레비전이란 말이 있다. 선정적인 스토리, 끔직한 범죄, 흥미 위주의 가십성 프로그램이나 사람들의 정신건강을 좀먹고 청소년들의 가치관을 전도시키면서 말초신경적인 흥미에만 초점을 두는 방송을 두고 이른 말이다.
그런데 요즘 이와 비슷한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저질 TV방송 프로그램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 같다. 『너 참 뜨겁겠다』 『언제든지 따 마실 수 있다』 『궁합이 잘맞으니 그 맛이 일품일세』 등등 상품의 내용과는 무관하게 남녀관계를 연상케 하거나 여성의 성적 매력만을 강조하며 선정적인 이미지를 암시하는 광고카피를 비롯하여 드라마, 코미디 등에 자주 등장하는 지나친 폭력묘사나 저속한 성적묘사가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 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에게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왜곡시키고 올바른 가치관 형성에 나쁜 영향을 주게 된다는 점에서 대책이 시급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
한국방송개발원을 비롯하여 한국방송학회, 종합유선방송위원회,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등 주요 관계기관들이 최근 「우리 방송 이대로 좋은가」 「뉴미디어 시대의 방송 현황과 전망」 「케이블TV 방송프로그램 등급제」 「청소년보호법과 유해간행물」 등 다양한 내용을 주제로 하여 토론회, 심포지엄, 세미나 등의 행사를 갖고 있는 것도 결국 청소년 보호문제가 더 이상 방치되어선 안될 시급한 과제로 부상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더욱이 앞으로 인터넷방송을 비롯하여 위성방송, 케이블TV방송 등 다양한 매체가 본격 등장할 경우 청소년 보호문제는 더욱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것이다.
청소년보호법 시행 이후 청소년 유해 간행물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달라지고 유통도 변화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청소년보호법을 악용, 「18세 미만 구독불가」라는 유해표시만 하면 된다는 생각에서 이전보다 훨씬 노출이 심한 음란물이나 폭력물을 제작하고 있다고 들린다. 또 방송뿐만 아니라 CD롬 등 전자출판물도 예외가 아니다. 비디오, 노래방, 비디오방, 전화방 등도 요시찰 대상이다. 오죽하면 서울YMCA가 최근 청소년들 손으로 「Youth TV 1318」이라는 방송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해 보급에 나설 계획이라고 할까. 청소년 보호에 많은 관심과 심도있는 대책마련이 있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