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매의 지폐를 반환할 수 있는 신형 공중전화카드 자동판매기가 관련업체의 기술부족으로 보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22일 자판기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공중전화관리주식회사는 지난 7월 고기능(3매이상 반환) 지폐식별기를 장착한 신형 공중전화카드 자판기를 보급키로 하고 공개입찰을 통해 공급업체를 선정했으나 이를 수주한 업체의 기술이 부족, 제품개발이 요원해 한국공중전화관리주식회사가 보급키로한 2백59대의 공중전화카드 자판기는 11월쯤에나 보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제품개발이 늦어진 것은 수주업체가 카드자판기의 핵심부품인 지폐식별기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국내 기술로는 공중전화관리주식회사가 요구한 「지폐 3매 반환기능」을 만족시킬 수 없는데다 수입품으로 대체해도 현장검증이 안된 상태이기 때문에 채택에 애로를 겪고 있다.
마쓰시다 제품의 경우 약 80만원대로 고가인데 이를 채택하면 자판기 제조원가가 매우 높아져 손해가 불가피해지며, 설령 적자를 감수하고 일본제품을 장착한다 하더라도 시스템이 안정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에따라 그동안 카드자판기를 개발, 생산해왔던 업체들은 『처음부터 공중전화관리주식회사측이 내놓은 사양은 국내 기술여건을 도외시한 과잉사양이었다』며 『구체적인 기술검토도 없이 공급업자를 선정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공중전화관리주식회사의 한 관계자는 『기존에는 2천원권 전화카드만 판매할 수 있었으나 새로운 기종으로 변경하면서 5천원권 카드도 판매할 수 있도록 기능을 다양화했다』며 『이 과정에서 수주업체가 지폐식별기의 반환기능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납품이 늦어지고 있으나 현재 일본 제품을 장착한 제품이 개발돼 검사가 진행중이므로 조만간 납품이 가능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2백59대의 카드자판기를 수주한 업체는 지방소재의 S업체로 3억원에 못미치는 금액에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지폐식별기 업체인 C사, K사 등과 접촉하면서 지폐 3매반환 기능을 갖춘 지폐식별기를 개발하거나 이를 구매 장착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와관련, 『현재 일본산 2금종 지폐식별기를 들여와 자판기를 개발중인데, 이달말께 완제품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