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과외방송을 계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던 위성방송수신기(세트톱 박스)시장이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말부터 위성과외방송이 전격 실시된 것을 전후해 위성방송수신기 특수를 겨냥, 가전업체와 위성방송수신기 전문업체들간에 치열한 시장쟁탈전이 펼쳐졌던 위성수신기 시장은 가장 큰 수요처인 학교, 학원 및 유선방송국 등에 대한 납품이 마감된 이후 지난 두달 동안 불과 3천여대의 위성수신기가 팔리는데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상황은 위성방송수신기 생산업체들이 위성과외 실시로 인해 1차적으로 전국의 초, 중, 고등학교에서 필요한 1만1천여대를 제외하고도 학원, 유선방송국, 아파트 및 개별 가정단위로 발생하는 수요를 합쳐 연말까지 3만∼4만대의 추가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과는 크게 빗나간 수치다.
위성방송과외 실시를 전후해 팔린 위성수신기는 현재까지 모두 2만여대로 파악되고 있으며 올 연말까지의 실적도 2만5천대를 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전업체와 위성수신기 전문업체의 관계자들은 『일반 가정에서 직접 위성수신시스템을 설치하지 않고도 케이블방송이나 중계 유선방송을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위성과외를 시청할 수 있는데다 구매력이 있는 지역은 대부분 이미 케이블 방송이 보급되어 있어 사실상 위성과외에 따른 수신기 특수는 학교와 학원 등을 대상으로 한 공청용 납품이 완료된 것과 동시에 사실상 마감됐다』고 말했다.
특히 LG전자, 삼성전자, 아남전자 등 가전업체들은 위성과외 특수를 독식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건인, 대륭정밀 등 위성수신기 전문업체들이 적극적으로 가세한 이후 대량 납품처를 많이 상실하고 공급가를 40∼50%까지 낮추는 등 출혈경쟁으로 인해 적자를 면치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형오 기자>